1668화
하준이 고개를 숙였다. 여름은 막 몸을 드는 참이었다. 옆모습이 눈앞에 보였다. 머리카락 두 가닥이 뽀얀 뺨에 흘러내렸다. 머리카락을 따라 내려가니 우아한 목선이 눈에 들어왔다.
하준은 갑자기 목이 건조한 느낌이었다. 여름을 파고 들어가 키스를 퍼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잘 매.”
여름은 끄떡 않고 고개를 들었다.
두 눈이 마주쳤다. 활활 타오르는 하준의 시선이 여름을 피하지 않았다.
여름은 움찔했다. 재미있다는 듯 하준의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
“무슨 생각 했어? 말해 봐.”
하준은 곤란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말했다.
“여름이 목에 뽀뽀하고 싶다.”
“……”
여름의 얼굴이 순식간에 화르륵 타올랐다. 하준이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대놓고 말할 줄은 몰랐다.
“왜 이래, 정말? 그냥 안전벨트 매주는데 어떻게 거기까지 생각이 가냐고?”
여름이 하준을 노려보았다. 간지럼 태우듯 요염한 시선이 하준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하준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여름을 바라보았다.
여름이 하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은 바빠. 밤에 해줄게.”
“응.”
‘해준다’는 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여름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준은 기뻤다.
******
40분 뒤 차는 병원 주차장에 멈췄다.
여름은 하준을 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상혁이 알려준 병실에 도착하니 안에 경찰 몇 명이 보였다.
이정희가 울며불며 사정을 말하고 있었다.
“십중팔구 강여름 그 인간이 한 짓이라니까요. 그런 짓은 걔만 할 수 있는 짓이에요. 우리를 엄청 미워하거든요. 우리 부부만 죽으면 우리 재산은 다 자기 거라고 막 그랬거든요.”
“어! 쟤예요. 당장 잡아가요. 쟤가 사람을 시켜서 한 짓이 분명하다니까!”
강태환이 맞장구쳤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여름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뛰어들었다.
“엄마, 아빠. 괜찮으세요? 사고가 났다고 해서 얼마나 깜짝 놀랐다고.”
여름이 다급한 표정으로 울부짖었다.
경찰은 놀라서 멈칫했다. 이정희가 씩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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