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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4화

그러더니 여름은 핸드폰을 꺼냈다. 두 사람에게 녹은 파일의 녹음을 정지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것만 있으면 증명할 수 있으니까. 두 분께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장례도 치러드릴게요. 그리고 FTT 주식이 제게 넘어오면 제가 잘 관리할게요.” “……” 분위기가 확 변했다. 강태환과 이정희는 화가 나서 얼굴이 일그러졌다. “꿈도 꾸지 마라!” 이정희는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돌로 자기 발등을 찍은 기분이었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건 십중팔구 네 짓이겠지.” “사람 그렇게 나쁘게 보지 마세요.” 여름이 순진한 얼굴을 하고 어깨를 으쓱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여경이 얼굴이라도 좀 볼게요. 이렇게 빨리 죽을 줄 몰랐네요. 행복하겠다.” “……” 상혁은 자기 귀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다, 닥쳐!” 강태환이 참지 못하고 뺨을 때렸다. “아빠, 뭐 하시는 거예요?” 여름이 강태환의 손목을 확 잡아챘다. 강태환은 성인 남성인데도 아무리 뿌리치려고 해도 여름을 떨굴 수가 없었다. 여름이 한숨을 쉬었다. “제가 틀린 말 했어요? 강여경이 평생 못된 짓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살아서 얼마나 많은 남자랑 잠자리를 가지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해치고 속였어? 그런데 저렇게 죽다니 너무 깔끔하게 갔잖아요? 인간이 그렇게 못된 짓을 하면 힘겹고 고통스럽게 고생을 하다 죽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면 감옥에 수십 년 갇혀 있다가 죽는다든지? 그런데 저렇게 갔으니 행복한 거 아닌가?” “너야말로 온갖 못된 짓을 다 했으면서. 네가 뒤에서 떠밀어 죽인 걸 누가 모를 줄 알아?” 이정희가 눈을 부릅뜨고 덤벼들었다. 상혁이 더 이상 다가서지 못하게 막았다. 여름은 강태환을 뿌리치고 시신 옆으로 가서 흰 천을 걷었다. “멈춰!” 강태환과 이정희는 다급했다. 외동딸이 죽어서도 모욕을 당하다니…. “진정하세요. 시신을 훼손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냥 좀 보려는 거예요. 진짜 강여경인지 아닌지. 또 가짜로 죽은 거면 어떡해?” 여름은 장갑을 끼고 얼굴을 만져봤다. 확실히 뭘 씌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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