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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8화

강여경이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강신희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그렇다 치고, 강여경에게 속고 부추김을 당할 수도 있다고 칠 수 있다. 그러나 강여경의 꼬임에 넘어가 아이를 납치한다면 그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아예 인성이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엄마가 여울이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다시는 여울이에게 이런 사고가 생기지 않게 해줄게.” 여름은 진지하게 딸을 보며 속으로 맹세했다. ‘내가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강여경, 양유진, 백지안은 반드시 징역을 살게 하겠어. 그래야 내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어. 평생 내 자유를 빼앗겨 최하준 곁에 있지 못한대도 난 아이를 지켜야겠어.’ 차진욱이 심란한 눈으로 모녀를 바라보았다. 자기 자신도 합법적인 일과 불법적인 일을 넘나들며 살아왔다. 특히나 니아만 쪽에서는 적잖이 피를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평생 무고한 여자와 아이를 다치게 한 적은 없었다. 아들도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가르쳐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그 순간 자신이 처형인으로 느껴졌다. 자기 가족이 이 나라에 나타나면서부터 강여름의 가족은 단란한 일상이 완전히 박살 나고 말았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름은 여울을 안고 몸집이 거대한 차진욱에게 인사했다. “같은 말은 반복할 필요 없네.” 차진욱은 담담한 눈으로 경찰들을 둘러보았다. 막후의 검은 손이 강신희에게 독수를 뻗칠 것이 우려되어 송태구에게 보호를 요청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강여경의 보호막이 되어주다니…. 여름도 차진욱의 시선을 느꼈다. 깊이 심호흡을 했다. “그렇네요. 감사는 그렇다고 치고 저는 회장님께서 어떻게 이 일을 아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적시에 제 딸을 구해주실 수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차진욱의 어두운 시선이 여름을 향했다. 여름이 입술을 깨물었다. “회장님을 의심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회장님 주변 인물이 꾸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아가게.” 차진욱은 여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로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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