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8화
“할아버지.”
하준이 다가가서 한껏 흥분한 최대범의 등을 가만히 두드렸다.
“그냥 두세요. 삼촌이나 이모나 다들 자기 가정과 아이들이 있잖아요? 누구나 다 선택의 자유는 있죠.”
최민과 최진은 하준이 동의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최민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원래는 우리도 팔 생각이 없었는데 정말 어쩔 수가 없어진 거라고. 그러길래 강여름이 그렇게 대단한 인물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잖니?”
“나가라!”
최대범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라 지팡이를 휘둘렀다.
“FTT의 주식을 팔아치울 거라면 다시는 돌아오지도 말아라!”
“그러지 마시고 아버지도 우리랑 같이 가요.”
최진이 망설이며 입을 뗐다.
“조상님이 물려주신 것을 다 팔아먹겠다는 것이, 뭐라고? 나는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겠다!”
최대범이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아유, 우리 먼저 가자고요.”
고연경이 남편에게 눈짓을 하더니 끌고 나갔다.
최란은 내내 아무 말이 없었다. 지난번 다친 것이 아직 낫지 않아 회복 중이었다. 두 사람이 나가고 나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이제 어쩔 셈이니?”
“여름이랑 얘기했어요. 어머니랑 여름이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아이들이랑 Y국으로 이민 가세요. 저는 이쪽 일을 처리하고 바로 따라갈게요.”
하준이 담담하게 계획을 말했다.
하준의 생각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최란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이 이렇게 사분오열될 줄은 몰랐다.”
최대범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장춘자가 위로했다.
“좋게 생각해요. 이렇게 다들 살아 있잖아요.”
******
저녁 시간, 쌍둥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왔다.
최란이 아이들을 불렀다.
“여울아, 하늘아. 우리랑 같이 Y국으로 가서 살래?”
“왜 갑자기 거길 가요?”
여울이 멍하니 물었다.
“Y국이 어딘데요? 멀어요?”
“아주 멀지.”
하준이 부드럽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계신 곳이란다. 거긴 풍경이 그림처럼 멋진 곳이야.”
“그러면 엄말아 아빠도 같이 가요?”
하늘이 갑자기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준이 하늘이의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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