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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8화

여름은 흠칫했다. “뭔가를 아시는 것 같네요.” 차진욱은 입을 다물었다. 여름이 웃었다. “제가 이렇게 바보라니까요. 여기 와서 장기를 두실 정도면 저희 같은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레벨이실 텐데. 최소한 VIP급은 되신다는 뜻이니까요.” “날 시험하지 말게.” 차진욱이 고개를 돌려 여름을 흘끗 쳐다보았다. 바디 라인을 따라 선이 떨어지는 드레스를 입은 여름을 보니 저도 모르게 젊은 시절의 강신희가 떠올랐다. “앉게. 이 장기판이나 한번 봐주겠나?” 여름은 스스럼 없이 다가갔다. 장기라면 여름도 조금은 알았다. 그러나 이번 대국의 판세를 보니 차진욱은 이미 외통수에 걸린 듯 보였다. “지금 누구랑 장기를 두고 있었는데 거의 질 것 같단 말이야. 뭐 좋은 수가 없겠는지 한 번 봐주지.” 차진욱의 푸른 눈이 곤란한 빛을 띠었다. “난 사실 장기는 잘 모르거든.” “도와드리면 뭔가 제게도 떨어지는 게 있나요?” 여름이 생글생글 웃으며 물었다. 차진욱은 여름을 쓱 훑어보았다. “아주 밀당의 귀재인데?” “보통 분이 아니신데 뭘 주신대도 저한테는 큰 이득일 것 같은데요. 기회를 잡았으니 놓치고 싶지는 않네요.” 여름이 웃으며 답했다. “그리고 아마도 이런 분과 장기를 두실 정도면 상대방도 보통 분은 아니실 것 같은데…. 대통령 정도 되는 분이 아닐까 싶네요” 차진욱이 웃었다. ‘이거 아주 큰 걸 내놓으라고 하게 생겼군. 하긴 강여경도 신희에게서 이런저런 이득을 보고 있잖아?’ 여름은 당당한 태도로 영리하게 상대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받아내고 하니 싫을 리가 없었다. “대통령을 이기게 도와드리는데 떨어지는 떡고물도 없다면 너무한 거 아닌가요?” 여름이 눈썹을 찡긋했다. “좋아. 내가 이 판만 이기게 해준다면 앞으로 자네가 곤경에 처했을 때 내가 사람을 하나 구해주지. 딱 한 사람이야.” 차진욱은 잠시 생각해 보다가 말했다. “좋습니다.” 여름이 끄덕였다. 시원스럽게 다가와서 허리를 숙이고는 차진욱의 앞에 있는 말을 하나 움직였다. 차진욱은 잠시 들여다보다가 별안간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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