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2화
“암, 암, 맞아. 내가 보는 눈이 없었지.”
거만하기 그지없던 최대범이 연신 사과하고 있었다.
최진도 술잔을 들고 말했다.
“고마워, 강 대표.”
최란도 웃으며 말했다.
“하준이가 정말 복이 있구나. 너 같은 아이를 만나다니.”
이모 최민조차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전에... 내가 잘못한 게 많은 것 같아. 미안하다.”
늘 사이가 좋지 않았던 최민까지 나서서 사과를 하는 모습에 여름은 정말 놀랐다.
‘의외네. 하지만, 저렇게 먼저 호의를 보인 이상, 과거의 감정 따위 이제 잊어버리자.’
여름이 술잔을 높이 들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죠.”
“맞아요. 이제 우린 한 식구예요.”
하준이 웃으며 여름의 허리를 껴안았다.
여름은 얼굴이 화끈거려 자기도 모르게 팔꿈치로 하준의 가슴을 쳤다.
‘가족 같은 소리... 난 아직 이혼도 안 했다고.’
여름의 걱정을 눈치라도 챈 듯, 최대범이 엄숙하게 말했다.
“하준아, 무슨 일이 있어도 방법을 만들어 내거라. 하루 속히 그 양유진이란 녀석과 이혼하게 하란 말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질질 끌 거냐.”
“사실 얼마 전에 진행할 생각이는데 FTT에 일이 생기는 바람에 지체했습니다.”
하준이 대답했다.
“빨리 해, 빨리.”
최진이 말했다.
“진영이 해외에서 커다란 계약을 따내서 주가가 어마어마하게 뛰었다는 것 같더라. 시장 가치가 천문학적 숫자라던데... 주민만 아니면 벌써 국내 최대 의약회사가 되었을 거라고.”
“그럴 리가요.”
최민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전에는 내내 FTT에 눌려 빛 못 보지 않았어요?”
“그 양유진이란 놈 만만하지가 않아. 대단한 구석이 있지”
최진이 미간을 찡그렸다.
“고맙습니다, 삼촌. 잊고 있었는데.”
하준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홀가분하던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
저녁 식사를 마치고 두 아이를 할머니에게 맡긴 하준은 여름과 함께 차에 올랐다.
“어디 가려고? 애들한테 이야기 들려주기로 했는데....”
조수석에 앉은 여름이 투덜댔다.
“영화보러 가자. 요즘 너무 바빠서 둘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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