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9화
차민우는 전화벨이 한참을 울리고 나서야 받았다.
의외라는 듯 전화를 받은 차민우는 목소리를 한껏 낮추어 전화를 받았다.
“오, 먼저 전화할 줄은 몰랐는데.”
“혹시 데이트라도 방해했어?”
예민한 여름은 차민우가 지금 전화 받기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데이트는 아닌데 식구들끼리 얘기를 좀 하고 있어서.”
차민우가 웃음을 띠고 답했다.
“여자친구는 없다고 얘기했었는데.”
“부모님이 다들 서울에 오셨어?”
여름은 살짝 놀랐다.
‘어쩐지 요즘 연락이 뜸하더라니.’
전에는 집 알아봐야 한다느니, 서울 여기저기에 대한 걸 물어본다느니 하면서 연락이 자주 왔었다.
“며칠 전에 오셨어.”
여름도 FTT일로 마침 정신이 없기는 했었다.
“내일 같이 밥 먹을 시간 있니?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어쩐 일이야? 내내 내 쪽에서만 졸라댔는데.”
차민우가 농담을 던졌다.
“시간 있니? 시간 없으면….”
“있어. 내일 점심!”
차민우는 즉답해버렸다.
******
전화를 끊고 나서 발코니에 선 차민우는 심란했다.
‘이런 때 전화라니, 강여름이 뭔가 알아낸 건 아니겠지? 그동안 엄청 조심했는데.
아마도 나한테 뭐 부탁할 일이 있는 거겠지. FTT 관련해서 말이야.’
“누구랑 그렇게 비밀스럽게 전화를 하니?”
강신희가 거실에서 차민우에게 손짓했다.
“어서 와. 네 동생이 야식을 가져왔는데 너무 맛있다.”
“친구가 추천해준 집인데 엄마 매운 거 좋아하시잖아요. 나도 매운 거 잘 먹거든요. 그래서 한 그릇 사 왔죠.”
강여경이 생글생글 웃었다.
“역시 딸이 좋구나.
강신희가 아들을 흘끗 보며 말했다.
차민우는 억울했다.
“내가 엄마한테 너무 다정하게 하면 아빠가 질투한다고요. 두 분 사이에 끼어든다면서.”
차진욱이 콧방귀를 뀌었다.
“난 그렇게 쩨쩨하지 않거든.”
차민우는 속으로 비웃었다.
‘세상에 아빠처럼 쩨쩨한 사람도 없거든.’
“아유, 부자지간에 뭘 그런 걸로 싸워?”
강신희가 두 사람을 흘겨보더니 강여경에게 다정하게 물었다.
“오늘 조의성이랑 가서 뭘 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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