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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화

“……” 윤서는 너무 놀란 나머지 할 말을 잃었다. 멍하니 눈앞의 송영식을 바라보았다. 조각 같은 얼굴은 난처한 듯 살짝 상기되어 있었다. ‘이건 뭔가… 살짝… 귀엽잖아?’ 송영식이 ‘흥’하고 콧방귀를 끼며 고상한 척해 보였다. “결혼까지 했는데 나가서 다른 사람이랑 욕구를 해결하다니, 당신이 하라고 해도 내가 못 한다고.” “어….” 송영식이 그렇게 숭고한 가치관을 따르고 있을 줄 몰랐던 윤서는 갑자기 뭐라고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 아니고?” 다시 의심하는 소리를 들은 송영식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서를 노려보았다. “난 진지한 사람이야. 이 결혼에 대해서도 진지하다고. 임윤서, 당신이랑 결혼한 이상 이혼할 생각은 꿈에도 없어.” “뭐라고?” 윤서는 멍해졌다. “당신 삼촌이 당선되시고 나면….” “솔직하게 말하지. 결혼을 한 이상 나는 아이에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줄 각오가 되어 있어. 우리가 늘 싸우긴 해도 난 당신이 싫지는 않다고. 그래. 내가 전에는 당신에게 여러 가지로 잘못한 건 인정해. 어쨌든 내 몸은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 거라고. 난 이 결혼을 끝까지 지킬 셈이야. 당신도 이혼할 생각 하지 마. 절대 이혼 안 해.” 송영식은 두 손을 양쪽으로 펼쳤다. 이제는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윤서는 송영식이 하도 뻔뻔하게 나오니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결혼 전에 쓴 합의서 잊어버렸어?” “도장 찍었어? 그게 법적인 효력이 있는 합의서인가?” 송영식이 싱글거리며 물었다. “한 기업의 대표라는 사람이 말이야, 그렇게 뻔뻔하게 나올 거야?” 윤서는 이제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일에서만큼은 내가 낯짝 좀 두꺼워질까 하고. 당신이 날 뭐 어쩔 건데?” 송영식이 근사하게 뻗은 눈썹을 찡긋했다. 화가 나서 발딱거리는 윤서를 보더니 주머니에 손을 꽂고 의기양양하게 1층으로 내려갔다. 윤서는 심호흡을 했다. 일단 지금은 송영식과 싸우느라고 에너지를 낭비할 때가 아니었다. 우선 윤상원을 찾아가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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