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화
“사실 난 그것도 신아영이 부추겨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해.”
여름이 말을 이었다.
“나도 상원이 오빠는 오래 봐 왔지만 한선우랑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한선우만큼 비열하지는 않아서 편법 쓰지 않고 착실하게 해왔지. 어쨌든 애정문제에 있어서는 우유부단하고 귀가 얇아서 여우 같은 애한테 잘 속아 넘어가는 그런 타입이지.”
윤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점에는 동의가 되었다.
“한선우도 나중에는 자기 잘못을 깨달았잖아.”
여름이 이야기를 계속했다.
“강여경이 사랑한 것은 한선우가 아니라 한선우의 배경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한선우가 다 잃고 나니 강여경은 어떻게든 관계를 끊으려고 했어. 하지만 신아영은… 정말 강상원을 사랑하는 것 같아.”
임윤서가 문득 작은 소리로 이야기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상원이 오빠를 버렸겠지. 이번에 출소하고 나면 신아영이 더 좋아지겠다.”
“전에 네 양아버지 명예를 손상시킨 댓글을 쓴 ID는 윤후그룹에서 나온 거였잖아? 윤상원이 한 게 아니면 신아영이라고. 감옥에 한 달 넘게 갇혀 있었으니 이제는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되었을 거야. 바보가 아니니까.”
여름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윤서의 눈이 반짝했다.
“어허… 이거 강여름의 사람 보는 눈이 점점 더 예리해 지네?”
“안 그랬다가는 애진작에 난 살아남지도 못했을걸. 특히나 양유진 같은 인간을 겪고 나니 사람 보는 눈이 아주 한껏 높아진 것 같아.”
여름이 한숨 쉬듯 뱉었다.
“알겠어. 도와줄게.”
윤서가 여름의 어깨를 두드렸다.
“영식 씨에게 미리 얘기는 해 둬.”
여름이 말했다.
“날 좋아하지도 않는데, 전혀 신경 쓰지 않을걸.”
윤서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해보였다.
윤서의 그런 모습을 보자니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
‘윤서는 늘 저렇게 생각하는 게 단순하다니까.’
******
어느새 대문이 이르렀다. 송영식과 하준이 거기서 둘을 한참이나 기다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뭔 얘기가 그렇게 길어?”
송영식이 미간을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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