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5화
“미쳤어? 독을 탔지? 안 마실 거야!”
시아가 외쳤다.
“단아, 우리 친구였잖아? 우리 둘이 함께 세상에 이름을 날리는 사람이 되자고 했었잖아….”
“이름은 날려야지. 언니 말고, 내가 날릴 거야. 난 이제 참을 만큼 참았어. 우리 둘이 함께 있으면 그분은 영원히 언니만 쳐다볼 거야. 그분 마음 속에, 그분 눈 속에는 오로지 언니뿐이니까.”
내내 더없이 평온한 말투였지만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살기와 독기가 주변을 온통 압도했다.
“언니, 죽어줘.”
그러더니 갑자기 시아의 아래턱을 와락 움켜쥐었다.
구 감독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그 예쁘장하고 청순한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와 광기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심지어 원연수는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고 눈을 크게 뜨지도 않았다.
마치… 천생 그렇게 사이코패스로 태어난 듯한 모습이었다.
그에 비해 시아의 표정은 너무 과장되어 자연스럽지 않았다.
비명, 눈 부릅뜨기 말고는 공포와 절망을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시아의 연기가 완전히 원연수의 연기에 압도된 상황이었다.
“강 배우, 들어가!”
구 감동이 남자 주인공을 보고 말했다.
강우진은 당황했다.
“저는 6번 씬에 들어가는데요, 지금 바로 이어서 가나요?”
“원연수의 연기 집중력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 보자고.”
구 감독이 말을 이었다.
“저 감정선 그대로 받아줬으면 해.”
강우진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지금까지 인간적으로는 비호감이었지만 연기자로서 원연수의 연기는 경탄스러운 수준이었다.
“멈춰라!”
강우진이 뛰어 들어갔다.
시아의 입에 막 약을 들이붓는 원연수를 보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거칠게 잡아 끌어냈다.
“뭘 먹이는 것이냐?”
살기 등등하던 원연수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소녀의 가련한 얼굴로 변했다.
“언니의 병세가 너무 심해서 약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
천막 안.
이주혁이 마시던 커피는 이제 거의 끝나가는 참이었다.
한 모금을 꿀꺽 삼키고 나서 코에서 매혹적인 저음으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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