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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화

“네.” 전화를 끊고 나자 하준은 머리가 아팠다. 이제 막 안정을 찾는가 싶었는데 여름의 어머니가 나타나서 자기와 여름이 사귀는 것을 반대하면 어쩌나 싶었다. ******* 월말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시간, 고성 세트장. 드라마 제작 스텝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구찬수 감독의 <경화>의 크랭크인 날이었다. 배우가 도착하기 전에 스텝들이 소곤거렸다. “원연수랑 시아가 같은 작품에 출연할 줄이야.” “누가 아니래? 둘이 주연자리를 놓고 경쟁했다던데 결국은 원연수가 경쟁에 밀려서 조연을 맡은 거라더라.” “조연 캐릭터 빌런이라서 사랑 받기는 그른 역 아니냐? 원연숙 안 됐다. 사실 난 원연수가 주연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쉿~. 조용히 해. 죽고 싶냐? 시아는 이 대표 부인이 될 거라고. 이 바닥에서는 시아한테 요만큼만 밉보였다가는 끝장이야.” “야, 시아 왔다. 개빨리 왔네.” 누군가가 작은 소리로 일러주었다. 다들 돌아보니 시아가 사극용 가채를 얹고 분장까지 마치고 들어왔다. 뒤로 매니저와 분장사, 의상담담 등이 줄줄이 따라왔다. “일찍 오셨네요.” 스텝 중 한 명이 다가가서 말을 붙였다. “조금 빨리 와서 현장에 적응 좀 하면 촬영할 때 좀 나을 것 같아서요.” 시아가 부드럽게 웃었다. “다들 일 보세요. 저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그러더니 대본을 들고 다시 점검했다. 다들 시아의 뒷모습을 보며 소곤거렸다. “와, 난 뭐 갑질하러 온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다정하네?” “게다가 부지런하잖아? 저 가채 얹고 분장하려면 꼭두새벽부터 샵 다녀왔겠는데?” “연기는 원연수에 한참 못 미치지만 저 정도 부지런하면, 뭐. 원연수는 아직 오지도 않았잖아.” “……” 얼마 안 가서 구 감독도 도착했다. 시아가 대본을 읽고 있는 것을 보더니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시아를 마뜩찮게 생각했지만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그릇은 만들면 되겠다 싶었다. 배우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곧 거의 모든 배우가 들어왔다. 그러나 원연수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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