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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5화

“당신하고 애들만 내 곁에 있어준다면 그런 건 난 아무래도 상관 없어.” 하준이 웃었다. “자, 그런 생각은 이제 그만하고, 쇼핑이나 하러 들어가 볼까?” 여름은 고개를 들어 무슨 가게인지를 보고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여성 속옷을 파는 곳이었다. “당신이랑 같이 들어가긴 좀 그렇고, 저런 건 충분히…” “예쁜 게 더 있으면 좋잖아. 당신이 예쁜 거 입은 거 보고 싶어.” 하준이 은근한 목소리로 여름의 귓가에 속삭였다. 좀 전의 무거웠던 분위기는 어느새 싹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차민우가 4층에서 가만히 둘의 이런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 차민우는 오늘 여름을 우연히 만난 척 과장하면서 일부러 플레티넘 카드를 보여준 것이었다. 돈과 권력을 탐하는 여자라면 반드시 넘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여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일말의 여지마저도 먼저 차단해 버렸다. 그러더니 최하준이 나타나고부터는 더 대놓고 애정을 과시했다. “회장님….” 부하가 곁에 나타났다. “최하준이 내 신분을 의심하는 것 같다.” 차민우가 낮은 소리로 뱉었다. 부하가 깜짝 놀랐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최하준은 우리와는 접점이 전혀 없는데요. 게다가 최하준 따위는 우리 CB그룹과 접점을 가지기에 한참 부족한데요.” “니아만의 차씨 집안이 아니냐고까지 묻던걸. 이상하네. 어떻게 우리에 대해서 들어봤을까?” 차민우는 영 신경이 쓰였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까요?” 부하가 물었다. “아, 사모님께서는 최하준과 강여름은 간악한 것들이니 FTT까지 깨끗하게 날려버렸으면 하시던데요.” “최하준은 최근 재계 1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아주 탄탄한 입지를 만들었어. 싹 날려버리기는 그리 쉽지 않을 거야. 계획을 수정해야 해.” 차민우가 아래 턱을 문질렀다. “대체 최하준의 뭐에 여자들이 끌리는 거야? 천하의 나쁜 놈인데.” “네, 확실히 검색해 보면 그런 쓰레기가 없던데요. 아무래도… 돈이 많아서가 아닐까요?” 부하가 말을 이었다. “게다가 강여름은 최근에 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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