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0화
이주혁이 팔을 휘둘러 테이블의 커피잔이 바닥으로 떨어졌ㄷ.
그렇게 해야 마음 속의 답답함이 좀 풀릴 것만 같았다.
******
하준은 최란이 병실로 향했다.
최란은 깨어났지만 이상하리만치 가만히 있었다.
“마침 잘 왔다. 내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언니가 어쩐 일인 지 한 마디도 안 하는구나. 아무리 봐도 언니 같지 않아.”
최민이 다가와서 소곤소곤했다.
“설마 추동현에게 잡혔을 때 차라리 그대로…”
“그런 거 아닙니다.”
하준이 말을 끊었다. 병실에 있는 사람들을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양하가 추동현의 아들이 아니라 나랑 친형제라는 사실을 알게 돼서 그러실 거예요.”
“뭐라고?”
최민과 최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양하가 추동현이 아들이 아니라니?”
여름도 미간을 찌푸리고 최란을 흘끗 쳐다보았다. 그 사실을 여름과 하준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최란에게 너무 충격이 될까 봐 알리지 않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추동현이 직접 말한 듯했다.
“걔가 추동현의 아들이 아니래.”
마침내 최란이 입을 열었다. 잔뜩 눌린 목소리에 비애가 느껴졌다.
“내가 내내 잘못 알고 있었던 거야.”
“아니, 어떻게 그런 걸 착각할 수가 있냐?”
최진이 깊이 한숨을 쉬었다.
“엄마라는 사람이 애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단 말이야?”
그런 소리를 들어도 최란은 아무 느낌이 없었다. 그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내내 내가 엄마로서 실패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난 애초에 엄마가 될 자격이 없었던 거야. 20여 년 전에 이미 남자 하나에 완전히 당했던 거지.”
최란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울먹이더니 하준에게 말했다.
“하준아, 정말 면목이 없구나. 양하에게도 너무나 미안하고. 추동현이 양하의 목숨을 빼앗았다니 난 정말 너무나 엄마로서 실격이야. 내가 어리석어서 양하가 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만들었어. “
그러면서 손수건을 대고 엉엉 울었다.
최란은 강한 사람이라 추동현이 그렇게 가버렸을 때도 울지 않았었다.
다들 순식간이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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