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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4화

윤서는 흠칫 놀랐다. 방금 송영식이 언급한 문제는 자신도 전에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일단 꿇어 앉아 있어.” 끝으로 윤서가 한마디 하더니 테이블로 가서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뭘 쓰는지는 몰라도 일단 꿇어 앉아 있으라는 것을 보니 허락을 해줄 모양인 듯했다. ‘허락만 해준다면 꿇어앉아 있는 게 뭐 그렇게 대수겠어?’ 송영식은 꿇어 앉은 채로 윤서의 옆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풍더분한 옷을 입어서 그런지 임신 중반지라도 그렇게 배가 나와 보이지도 않는 윤서를 바라보다가. 송영식이 시선은 그녀의 가슴으로 향했다. 문득 어젯밤의 일이 떠올랐다. ‘결혼이라는 거 꽤 좋을지도 몰라. 이제 명실상부하게 내 사람이 생기는 거잖아? 수십 년을 마법사로 살았는데 조금만 더 마법사로 지내다가는 진짜로 마법 부리게 된다고 그랬어.’ 반 시간을 내내 꿇어 앉아 있은 끝에 윤서가 종이를 한 장 내밀었다. “일어나요.” 송영식은 후들거리는 무릎을 겨우 일으켰다. 윤서가 다시 종이를 내밀었다. “봐요. 여기 적힌 사항에 동의하면 결혼하고.” 송영식은 얼른 받아서 읽어보았다. 혼인 후 남자 측은 여자 측에 육체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명의상으로만 부부로 지낸다. 혼인 기간 중 남자 측에서 다른 상대가 생기는 경우 여자 측은 재산은 일절 바라지 않으며 양육권은 여자 측의 소유로 한다. 이혼 후 남자 측은 아이의 양육비를 부담한다. 혼인 기간은 3년으로 하며 3년 만기 후 여자 측에서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 남자 측은 반드시 동의한다. 남자 측은 혼인 기간인 3년 내에 불륜관계를 가질 수 없으며, 혹여 남자 측에 불륜이 발생한 경우 먼저 이혼을 요구하더라도 여자 측은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남자 측은 백지안과 만나거나 밀회를 가질 수 없다. 만약 여자 측에 발각되는 경우 3년 만기가 되지 않았더라도 즉시 이혼한다. 남자 측은 매일 아이와 1시간 이상 놀아 준다. 다만 출장 시에는 예외로 한다. 혼인 후 음식은 남자 측에서 담당한다. 혼인 후 남자 측은 반드시 여자 측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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