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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9화

사실 윤서도 잘 알고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아도 실은 이런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 윤서를 보고 있자면 어쩐지 마음이 짠해 지는 것이었다. ****** 다음 날. 송영식이 깨었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벌떡 일어나 보니 어쩐지 눈에 익은 곳에서 자고 있었다. 그러나 한참 동안 어딘지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때 송정환이 들어왔다. “어, 형. 깼네.” 송영식은 흠칫했다가 곧 기억이 살아났다. ‘정환이네 집이구나.’ “이제는 아는 척도 하는 구나.” 송영식이 차가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전에는 전화를 해도 안 받길래 아주 평생 사촌형 모른 척하고 살 작정인 줄 알았다.” 송정환이 웃었다. “제가 할아버지 말씀이라면 꺼뻑 죽는 거 다 아시잖아요? 할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으면 오늘도 형이라고 안 불렀을 걸요.” “허락을 하시다니?” 송영식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뭘 허락하셨다는 거야?” “형님이 본가로 돌아오는 걸 허락하셨죠.” 송정환이 느른하게 장식장에 기대 팔짱을 꼈다. “정말?” 송영식은 매우 기뻤다. “할아버지가 그래도 날 좋아하실 줄 알았다니까. 그냥 홧김에 그러셨던…” “아니거든요.” 송정환이 말을 끊었다. “윤서 누나가 어제 밤에 본가에 가서 할아버지랑 큰 아버지 내외 만나서 다시 형님을 받아달라고 해서 할아버지께서 허락하신 거라니까요.” 송영식은 몸이 떨렸다. 어제 밤에 윤서와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하면서 윤서랑 어색하던 사이가 좀 풀렸다 싶긴 했지만 윤서가 직접 본가에 가서 자신의 복귀를 부탁했을 줄은 몰랐다. 생각할수록 예전에 자기가 얼마나 나쁜 놈이었는지가 새삼 느껴졌다. 윤서는 말을 날카롭게 해서 그렇지 실은 완전 츤데레 캐릭터였던 것이다. 겉으로는 뾰족해 보이고 거의 뭐 원수 대하듯 못되게 말을 했지만 결국은 자신을 도와주었다. 송영식은 고개가 푹 떨어졌다. 기뻐야 하는 게 맞는데 속은 어쩐지 답답했다. “아 참, 어젯밤에 윤서랑 밥 먹고 있었던 것 같은데….” “형이 완전히 취해서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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