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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8화

“그날… 난 나랑 주혁이 때문에 당신이 우는 줄 알았어. 그런데 이제 보니 윤상원 때문이었네.” 송영식이 말을 이었다. ‘오늘 말을 들어 보니 그날 그 자식이 얼마나 헛소리를 했길래 당신이 그렇게 화나 났을까 싶더라고. 이제 신경 쓰지 마. 그 녀석은 괜찮은 놈이 아니더라. 예전에 나처럼 멍청이야. 그런 녀석에게는 화내는 것 조차도 감정 낭비야.” “뭐 이제 윤상원 때문에 속상하고 그런 건 없어. 진작부터 사랑하는 마음은 없어졌거든. 그냥… 마음에 걸리는 거지. 그렇게 내가 모든 것을 바쳤는데 결과적으로는 상대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안 해준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 윤서가 자조적으로 웃었다. “알아. 내가 백지안에게 했던 것과 같은 거지 뭐. 결국 난 백지안에게 어장 안에 잡아둔 고기나 다름 없었는데. 날 완전히 멍청이 취급했던 거야. 난 당최 모르겠어. 내가 어디가 그렇게 못났는지….” 송영식은 잠시 말을 쉬었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술 한 잔 할까? 당신은 그냥 물 마시면서 같이 있어 주라. 그냥 말만 하려니까 좀 그래서.” “… 그러시던지.” 윤서는 잠시 망설이다가 동의했다. 솔직히 임신한 것만 아니었으면 당장 두어 병 비우고 싶은 심정이었다. 송영식은 곧 직원을 불러 술을 두 병 주문했다. 그러나 사실 송영식의 주량은 그렇게 좋지 않아서 밥을 다 먹었을 쯤에는 이미 취해버렸다. 결국에는 술병을 껴안고 신세 한탄을 했다. “사실… 나도 안다고… 당신들 말이야! 하준이랑, 주혁이랑, 그리고 당신! 다 날 비웃었잖아…. 난…그래 내가 바보다. 나도 내가 바보인지 안다고. 그런 여자 때문에…. 그거 알아? 백지안이 나더러 쓸모없는 놈이래. 하준이나… 주혁이만 못하대. 집에서도 버림 받았다고. 난 이제 갈 데가 없어….” “내가 직접 봤다니까? 지안이랑 그… 그 자식이 착 달라붙어서 말이야…. 내가 그 장면을 다 봤는데… 놀라지도 않더라. 오히려… 나 더러 뭐라고 하는 거야.” “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니까.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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