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3화
“왜 그래?”
송영식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물어 봤자 내 흑역사 밖에 들을 거 없어. 그냥 임윤서더러 걔 만나지 말라고 해.”
그러더니 이주혁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주혁은 차에 앉아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입가에는 아직 원연수의 입술에서 나던 향기가 남아있었다.
‘빌어먹을! 너무 달콤하다고!’
다만 다시 생각해보니 혐오감이 들었다.
******
오전 11시.
하준은 차를 몰고 해변 별장으로 갔다.
이번에는 특별히 굴착기를 한 대 빌렸다.
백지안이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서 초췌한 얼굴로 나왔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백지안이 정성스럽게 가꾸어 놓은 화단을 굴착기가 다 헤집고 있었다.
창문이 열리더니 선글라스를 쓴 하준의 얼굴이 보였다.
“부수는 중이지. 이제 이 별장은 내게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 받았잖아. 나랑 여름이가 신혼을 보냈던 곳을 네가 멋대로 차지하고 그 동안 살았다는 생각을 하니까 더러워서 싹 쓸어버려야겠어.”
“아니, 이게 정말….”
백지안은 화가 나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제 이 집은 네 집이 아니라니까.”
최하준이 한 마디 덧붙였다.
“아, 원래부터 네 집이 아니었다고 해야 맞나? 하여간 당장 물건 챙겨서 나가.”
“법원에서는 유예 기간을 일주일 줬잖아?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더러 당장 나가라 말라야?”
백지안이 분한 듯 외쳤다.
“뭐, 하고 싶으면 일주일을 더 버텨 보시던지. 어쨌든 판결문에 내가 여길 부수지 말라는 규정은 없었거든. 다 부서진 벽 옆에서 자고 싶은가 본데, 네 마음대로 해 봐.”
하준은 씩 웃더니 다시 굴착기를 몰고 돌진했다.
굴착기의 버킷이 그대로 거실 전면 유리로 향했다. ‘챙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는 박살이 났다.
백지안은 흥분했다.
“멈춰! 그만하지 못해? 1시간만 줘. 당장 챙겨서 나갈게.”
집에 가득한 명품 백이며 보석과 의류를 다 챙길 시간도 부족해 보였다.
“아니, 10분 줄게.”
최하준이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야….”
“이제 9분 남았네.”
하준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백지안은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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