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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8화

원연수는 아랑곳 않고 냉랭하게 이주혁의 다음 말을 잠시 기다렸다. 그러나 이주혁이 말을 그만두자 묵묵히 먹던 음식을 먹었다. 원연수의 심드렁한 반응에 이주혁의 눈이 돌연 싸늘해졌다.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서요. 대표님 시선을 끌려고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하실 테고, 주의를 끌고 싶었다고 하면 냅다 욕하실 거잖아요?” 원연수는 생선 살을 발라 한 덩어리를 넣고 씹더니 말을 이었다. “그래서 역시 입 다물고 있는 게 제일 낫겠다 싶었어요. 괜히 또 열 받는다고 절 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고 하시면 어떡해요?” 윤서는 거들어 한마디 하려다가 원연수가 하는 말을 듣고는 풉하고 웃었다. “일리 있네. 하여간 남자들 하는 짓이 다 그렇지 뭐. 우리는 맛있는 거나 먹자고요.” ****** 중간에 이주혁은 잠시 화장실을 갔다. 손을 씻는데 하준이 뒤에서 다가왔다. “야, 오늘 왜 그러냐? 원연수 씨는 여름이가 불러온 사람인데, 너희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밥 먹으면서 그렇게 둘이 날을 세우고 싸우면 우리 체면이 뭐가 되냐?” “내가 그랬다고?” 안색도 변하지 않고 이주혁이 딴청을 부렸다. “그러면 아니냐?” 하준이 이주혁을 흘겨보았다. “너 지금 어떤지 알아? 마치 꼬셔보려던 여자에게 거절당해서 어떻게든 그 여자를 무시하는 걸로 존재감을 찾으려는 녀석처럼 보인다고.” “돌았냐?” 이주혁의 입에서 말이 곱게 나오지 않았다. 물기를 닦으며 이주혁이 말을 이었다. “아 참, 원연수는 어쩌다 동석하게 된 거야? 임윤서랑 강여름이 언제부터 원연수랑 알고 지냈대?” “나도 잘 모르겠어. 재판 끝나고 보니까 원연수 씨랑 여름이가 같이 있더라고. 영식이 말로는 다들 오늘 처음 만난 것 같다고 하던데.” “원연수가 재판을 방청했다고?” 이주혁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응.” 둘은 화장실에서 나왔다. 두 사람이 룸으로 돌아가 보니 원연수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연수는 일이 있다고 먼저 갔어요.” 윤서가 아쉬운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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