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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화

“아까 한 말 잊지 마라. 앞으로 형수님 깍듯하게 대해.” 하준이 웃으며 나갔다. 송영식은 울고 싶었다. ‘난 환자라고, 환자! 환자에게 와서 경고나 하고 말이야!’ ****** 하준은 서둘러 화신으로 차를 몰았다. 도착해 보니 여름은 로비에서 한동안 기다린 모양이었다. 여름은 차에 타더니 기분이 안 좋은 듯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나 5분이나 기다렸어.” 사실 여름이 그렇게 인내심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재결합 첫 날인데 하준이 기다리게 하자 사귀자는 말을 하고 나니 더 이상 존중 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내가 잘못했어. 화 내지 마.” 하준이 선수 쳐서 얼른 사과했다. “주혁이네 병원에서 오는 길인데 자기도 거기 길이 얼마나 막히는지 알지?” “거긴 왜 갔는데?” 여름의 얼굴이 조금 풀렸다. 하준이 어색한 듯 코를 문질렀다. “그게… 비뇨기과 진찰받으러 다녀왔지.” “……” 여름은 살짝 어이가 없었다. 재결합 첫날부터 비뇨기과를 쪼르르 갔었다니 무슨 심산이었는지가 너무 투명하게 보이지 않나? “그래서… 좋아졌어? “크흠, 의사가…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하준이 긴장해서 여름을 바라보았다. “저기, 그런 거 너무 신경 쓰이진 않지?” “난 당신한테 그렇게 굶주리진 않았다니까.” 여름이 당황한 듯 내뱉었다. 민망한 듯 하준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들어보니까 여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원하게 된다고 하던데….” “누가 그딴 소리를 해!” 여름은 귀까지 빨개지고 말았다. “그게… 전에 술자리에서 나이든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들었지.” 하준이 더듬거렸다. “내가 자기들이랑 똑 같은 줄 알아? 정말 할 일들 되게 없나 봐? 그렇게 시간이 남아돌면 가서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여름은 황당했다. 지금 이혼 생각만 해도 정신이 없는데 그런 일을 생각할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아, 알겠어. 내가 잘못했네. 그리고 병원 간 김에 영식이도 보고 왔어.” 하준이 얼른 잘못을 인정했다. “앞으로는 당신에게 정중하게 대하라고 경고하고 왔어. 난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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