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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2화

“그저 아이돌 잘생겼다고 한 마디 한 거 가지고 진짜 구질구질하게 이럴 거야?” 여름은 이제 슬슬 머리가 아팠다. ‘과묵할 때가 좋았는데. 그렇게 말을 아끼던 사람이 왜 가면 갈수록 수다가 늘어지냐고?’ “아니거든! 세 번은 말했거든.” 하준이 손가락을 꼽았다. “잘생겼다. 진짜 잘생겼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잘 생기냐?” “……” “난 그 말 인정 못해. 그리고 당신은 나에게는 그렇게 치켜 세우는 말해준 적 없잖아. 하준이 츤데레 같은 얼구로 여름을 바라보았다. 하준의 그 얼굴이 아니었다면 무슨 귀신이라도 씌웠나 싶을 정도였다. 어쨌거나 그 정도로 뛰어난 미남이 와서 코 앞에서 애교를 떠는 데는 확실히 저항하기 힘들었다. 특히나 최하준은 눈도 커다란 데다 눈썹까지 기다래서 더욱 보기 좋았다. “최하준, 지금 이러는 거 강여울보다 더 유치한 거 알아?” 여름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뱉었다. 하준은 입이 벙실 벌어졌다. “발자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사람은 사랑에 빠지면 세 번 환골탈태한다. 애정은 우리를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지금 당신을 바라보는 나는 어린 덩치만 커다란 남자애라고. 순진하고, 순수하고, 유치하고…” “아, 아! 됐어. 그만! 알겠다고.” 여름은 정신이 다 혼미했다. 하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제멋대로이고, 장난꾸러기에… 읍!” 아무리 해도 끝낼 생각을 하지 않자 여름은 그대로 하준이 옷깃을 잡고는 자신의 입술로 하준의 입을 덮어버렸다. 과연 하준은 0.1초만에 입을 다물었다. 깊은 눈이 끔뻑끔뻑했다. ‘내 여자는 정말 너무 카리스마 넘친다니까. 늘 내 심장을 이렇게 뛰게 한다고.’ “우리 쥬니, 이제 그마안!” 여름의 매력적인 큰 눈이 가만히 깜빡였다. 아무리 얼굴이 두꺼운 최하준이라지만 화륵 하고 순식간에 얼굴이 빨갛게 되었다. 서른이 넘어서 남에게 ‘우리 쥬니’같은 말을 듣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떡하지? 서른 넘은 남자가 아니라 이제 겨우 열여덟 살 된 애가 된 기분이야!’ “으흠, 으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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