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1화
질려?”
하준이 하준이 웃었다.
“얼굴만 잘 생기고 내실이 없는 아이돌이야 오래 보면 질리겠지.”
그러니까 자신은 다르다, 내실이 꽉 차있다 그런 뜻이었다.
여름이 웃었다.
“백지안 따위에게 홀리는 남자가 퍽이나 내실있네.”
“……”
윤서는 굳어진 하준의 얼굴을 보고는 풉하고 뿜고 말았다.
“웃지 말라고요.”
하준이 가만히 윤서를 쳐다보았다.
“최소한 나는 정신이나 차렸지, 당신 배 속의 아이 아파는 정신도 못 차리고 있다가 버림 받은 다음에나 정신을 차렸는데, 뭘.”
“……”
윤서는 이제 웃음이 쏙 들어 가서 하준을 노려보았다.
“무슨 소리예요? 내가 백지안도 못 이긴다, 그런 말인가요? 그게 내 책임이에요? 멍청이 같은 남자들이 백여시인 진짜 괜찮은 사람인지도 구분 못해놓고는.”
“에헤이, 이제 그만. 난 가서 가재 쪄올게.”
여름이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
“자기야, 내가 도와줄게.”
하준이 쪼르르 따라 나섰다.
역시 임신한 사람은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겠다 싶었던 것이다.
주방에 들어간 여름은 예상보다 훨씬 깨끗이 씻어 놓은 갯가재를 보고 사실 좀 놀랐다.
“자기야, 이제 뭐 할까? 마늘 까야 해?”
하준이 성실하게 물었다.
“됐어. 내가 깐 거 사놨어. 가서 생강이나 좀 씻어줘.”
여름이 답했다.
여름은 냄비를 헹구다가 생강을 씻는 하준의 손을 무심코 보게 되었다. 손가락에 찔린 상처가 숱하게 많고 더구나 검지에는 길게 베인 상처까지 있었다.
상처가 눈에 띄자 여름은 얼른 못 본 체했다.
생강을 다 씻은 하준은 여름이 맛술 병을 잡고 씨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얼른 가져갔다.
“뭐 해? 이렇게 힘 쓰는 일은 날 시키면 되지.”
하준은 금방 병을 따서 건넸다.
여름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오늘 하준을 부른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갯가재를 찌는 동안 하준은 옆에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됐어. 이제 여기서 자꾸 얼쩡거리지 말고 나가.”
하준이 너무 빤히 바라보고 있으니 여름은 불편했다.
“나가서 뭐 해? 난 임윤서랑 친하지도 않은데. 할 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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