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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6화

“그럴 리가 있나?” 여름의 눈이 커졌다. 아무리 해도 자신이 그랬다고는 믿을 수가 없었다. 육민관은 아무 말도 없이 여름을 바라보았다. ‘왜 아니겠어요?’라는 눈빛이었다. “미안하다….” 여름은 미안해서 고개를 떨구었다. 하준이 민관의 손가락에 한 짓을 알고 있는데 자기는 복수할 생각은 안 하고 그런 상황에서 최하준을 불러댔다니…. “됐어요. 저 그렇게 쩨쩨한 놈 아닙니다. 그냥 손가락 하나인데요, 뭘. 누님이야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 하면 되죠. 괜히 저 때문에 신경 쓰실 것 없어요.” 육민관이 한껏 쿨한 얼굴로 손을 저었다. 여름은 더욱 난감해졌다. ‘왜 하필 그럴 때 최하준을 찾았대? 발기 부전 인간을 불러서 어쩌겠다고?’ 여름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 ‘설마 정말 최하준의 몸에만 적응한 건 아니겠지?’ “아 참, 양유진의 그 변태 영상 폭로하게 모자이크 처리 좀 해줄 수 있어?” 여름이 웃었다. “내일 양유진의 실체를 까발릴 거야.” ****** 다음 날 오전 8시. 여름의 SNS에는 아무런 동정이 없었다. 그러자 네티즌 들이 몰려와 난리쳤다. -오늘 8시에 뭘 보여준다더니? 뭘 보여준다는 거야? -웃기시네. 괜히 아무 소리나 씨부린 거 아니냐며? -어제는 뭐 빼박 증거가 있는 척 하더니 다 사기 아니냐? -난 레알 무슨 반전 있는 줄? 어디서 귀공자 양유진한테 모함질이야? “……” 네티즌의 열기가 한껏 오른 것을 보며 여름은 웃었다. 다들 한판 실망을 하고 난 지금이 바로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았다. 여름은 짧은 자막을 붙여 영상을 하나 공유했다. -저는 늘상 입애 걸고 사는 사랑한다는 말 따위가 필요한 사람은 아닙니다. 심지어 저를 너무나 사랑해서 다른 사람에게는 몸을 허락해 본 적도 없다더니 당신의 거짓이 껍질을 벗고 나서는 정말 역겹더군요. 심지어 묵묵히 곁을 지켜주고 싶다던 말을 되돌아 보니 다분히 계략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워낙 부끄러운 일이라 나중에 이혼에 필요한 증거로나 쓰려고 했지, 크게 일을 떠벌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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