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화
“그렇지 않을 걸.”
영민하고 잘생긴 얼굴에는 포악한 기운이 내려앉아 있었다.
“가능한 한 빨리 그 인간과 이혼 수속을 밟을 거야.”
“하지만 본가에는 뭐라고…”
이지훈이 펄쩍 뛰며 말했다.
“방법을 생각해 봐야지.”
최하준이 씩씩거리며 한 모금 들이마셨다.
“여기에는 괜찮은 여자가 하나도 없고 모두 나쁜 여자들 뿐이야. 그 여자 얘기는 이제 나한테 안 해도 돼.”
사람의 감정이란 게 때로는 애틋하다가도 때로는 변심하기도 한다. 결혼한 부부끼리도 그렇다. 아니, 그렇다고들 한다.
최하준은 여름만 생각하면 죽도록 화가 났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여름이 양유진과 함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숨이 턱턱 막히고 미쳐버릴 것 같다.
‘동성이 뭐 어쨌다고, 여자들도 괜찮기만 한데...’
이지훈도 덩달아 식은땀이 났다.
“마음 굳혔어?”
“응, 당장 다른 집을 좀 알아봐 줘. 강여름이 있던 공간에는 한시도 있고 싶지 않아. 지오도 새끼를 세 마리나 낳아서 지금 집이 너무 좁거든. 큰 정원이 있으면 좋겠는데.”
“알았어.”
이지훈도 이제는 슬슬 짜증이 났다.
‘강여름 씨, 당신은 눈도 없나? 내 친구지만 최하준, 이 녀석 이렇게 멋진데 말이야… 여자들이 어떻게 하질 못 해 안달인데, 강여름! 당신이 잡으면 잡힌다고! 이 답답아!’
최하준이 창 밖을 내다 보았다. 무슨 생각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담배가 다 타서 손가락까지 태울 기세인데도 최하준은 생각에 빠져 알지 못했다. 상혁이 이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 정말 감이 안 좋은데.’
******
그 후로 며칠 간 여름은 집안에 처박혀 나오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는 한선우와의 일이 일파만파 퍼져서 여름을 욕하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윤서도 하나씩 읽어 내려가며 화를 냈다.
“우리 오빠한테 부탁해서 악플 싹 다 잡으라 할까?”
“괜찮아. 나도 생각이 있어. 내 SNS 팔로워가 아직 많이 늘지 않았어.”
여름이 머리를 가로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윤서는 어이가 없었다.
“저것들 모두 널 욕하려고 온 안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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