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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화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워 들고 벌건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최하준이 담배연기를 후 불었다. 담배꽁초를 근처 휴지통에 지긋이 눌러 끄고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여름에게 다가왔다. “나 좀 봅시다.” 최하준이 여름의 손목을 잡고 레스토랑 한적한 곳으로 끌고 갔다. 여름은 최하준에게 이끌려 술 창고 뒤편으로 갔다. 컴컴한 곳이었다. 남자는 여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위험한 기운이 숨도 못 쉴 만큼 둘을 압도했다. “뭐 하는 거예요?” 여름이 최하준의 가슴을 밀어냈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내가 묻고 싶은데요.” 최하준이 밀어내는 여름의 손을 낚아챘다. 손이 뜨거웠다. “양유진과 시시덕거리니 즐겁습니까? 당신, 유부녀라는 거 잊었습니까? 이혼 운운하더니 벌써 새 애인이 생겼나 봅니다?” 최하준이 모욕적으로 쏘아붙였다. “최하준 씨,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가녀린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양유진 대표님과는 밥만 먹으러…” “밥만 먹으러 온 사람이 꽃을 줍니까? 그리고 밥 먹으러 왔으면 밥만 먹을 것이지 저 사람한테 왜 그렇게 활짝 웃는 겁니까?!” 최하준은 말을 하면서 점점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여름의 얼굴을 보면 볼수록 왜 더 화가 나는 것일까. 여름은 머리가 복잡해지고 가슴은 답답해졌다. “능력 있고 예쁘게 태어난 걸 어쩌겠어요? 이런 내가 좋다는데 그게 이상해요? 있는 매력을 없앨 수도 없고.” 최하준이 피식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려고 하자 여름이 재빨리 말을 가로챘다. “최하준 씨에게 내가 별볼일 없고 뻔뻔한 여자로 보인다고 해서, 내가 먼저 남자를 유혹해서 그 남자들이 마음을 주는거라 착각하지 마세요. 어쨌든 당신과는 이혼할 거예요. 다른 사람과 상관없이 최하준 당신하고 더 이상 같이 있고 싶지 않아요!” “같이 있고 싶지 않으시다?” 최하준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냉소를 지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침대에 들어오고 싶어 안달이더니, 이제는 같이 있고 싶지 않다? 이 말을 믿으라는 겁니까 지금?” 그 날의 일을 떠올리자 여름은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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