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장
김수영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김도하의 옷을 붙잡았고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빠, 괜찮아?”
성인 남성을 혼자 버티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탓에 김수영도 주체할 수 없이 몸이 앞으로 쏠렸고 발까지 미끄러져 금방이라도 같이 쓰러질 기세였다.
이를 본 이서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곧바로 김도하를 끌어안아 중심을 잡았다.
“아가씨, 얼른 의사를 불러서 지혈해야 할 것 같아요.”
이서현은 조심스럽게 김도하를 소파까지 부축하며 차분하게 말했다.
김수영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김도하를 힐끗 보고는 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절대 무슨 일 있으면 안 되는데...’
...
잠시 후 우지혁이 의료용 키트를 들고 초조하게 달려왔다.
이서현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담겨있었다.
우지혁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의료용 키트를 개봉한 뒤 김도하 이마에 난 상처를 알코올로 조심스럽게 닦아 염증이 생기는 걸 예방했다.
그러고는 붕대를 꺼내 이마에 난 상처를 간단히 감쌌다.
모든 걸 끝낸 후 그는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사모님, 다행히 머리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습니다. 며칠간 물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시면 됩니다.”
‘사모님’이라는 세글자가 우지혁에게는 유난히 내뱉기 힘든 말이다.
“다만 출혈이 심한데다 등에 부상까지 입었으니 몸조리를 잘해야 합니다. 나중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우지혁이 말끝을 흐려도 의사인 이서현은 뭘 의미하는지 단번에 깨달았다.
그녀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등에 있는 약은 며칠 주기로 갈아야 하나요?”
기억이 맞다면 지난 며칠 동안 김도하는 단 한 번도 약을 교체하지 않았다.
“이틀에 한 번이면 됩니다. 오늘 밤에 갈아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말을 마친 우지혁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이서현을 바라보고는 공손히 말했다.
“금방 깨어날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우지혁은 마지막으로 이서현을 한번 바라본 후 걸음을 옮겼다.
그는 지시 없이 너무 오래 이곳에 머물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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