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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장

두 사람이 자리에 앉은 다음에야 김상철은 젓가락을 들었다. “이제 다 모였으니 식사하지.” 이제야 다른 사람들도 젓가락을 들었다. 김상철은 이서현의 그릇에 갈비를 집어주며 투덜댔다. “도하 그 녀석이 이제 나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야. 장손이 돼서 식사 전에 가버리는 게 어디 있어? 이러다 가정 교육 못 받았다는 말이 나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김상철은 또 김수영에게 말했다. “네 오빠는 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이 시간에 돌아가야 한다는 거니? 그깟 일이 오래간만에 만난 나랑 밥 먹는 것보다 중요해?” 김도하의 전화에서 들려왔던 낯선 여자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김수영은 의미심장하게 이서현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머뭇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그게... 할아버지도 아시다시피... 회사에 일이 많잖아요. 요즘 중요한 일이 있어서 서 비서만으로는 안 된대요. 그래서 급하게 돌아갔어요.” 이 말을 듣자 김상철은 더욱 불만스러웠다. “하, 내가 그깟 회사만도 못하다는 소리냐? 바쁜 척은 자기 혼자 다 하면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구나.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길래 밥 한 끼 못 먹는단 말이냐? 서현이 없었으면 난 진작 여기서 잊혔을 거다.” 김상철은 속상한 표정이었다. 그는 분이 치밀어 올랐는지 젓가락을 팍 내려놓으며 명령했다. “뭐가 됐든 지금 당장 전화해서 돌아오라고 해!” 김수영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김상철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네, 제가 전화해 볼게요.” 김수영은 김도하의 번호를 찾아서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김상철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스피커폰으로 해. 뭘 하느라 바쁜지 나도 들어야겠으니까.” 김수영은 살짝 떨리는 손으로 스피커폰을 클릭했다. 전화가 연결된 다음에는 심장이 하도 빨리 뛰어서 밖으로 나올 것만 같았다. ‘제발 무사해야 할 텐데...’ “여보세요? 도하는 지금 씻고 있어요. 무슨 일이세요?” 애교 섞인 여자의 목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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