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이서현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같이 빤히 보았다.
“도하 씨, 뭘 그렇게 빤히 보는 거예요?”
김도하는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이서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수영이 사이즈가 좀 작은데, 네가 입으니까 풍만해 보이는군.”
그 말을 들은 이서현은 얼굴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도하 씨...!”
이서현의 붉게 물든 귀를 보며 김도하는 눈웃음을 지었다.
“우주 얘기 들었어.”
이서현은 김도하가 장우주 연못에 빠진 일로 따지러 온 줄 알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요?”
김도하는 입술을 틀어 물었다.
“장인하가 우주를 엄청 많이 아껴.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장씨 가문에서 바로 달려왔어. 나도 알아... 수영이랑 네가 사이가 좋다는 거. 네가 우주한테 그런 짓 할 리가 없다는 것도. 하지만 넌 이 사건의 당사자니까 장인하한테는... 어떻게든 설명을 해줘야 할 거야.”
이서현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 김도하가 자신을 믿어주리라곤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전 몰라요... 우주가 혼자 놀다가 빠진 건지 아닌지 말이에요. 우주를 돌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어요. 그래서 확인하러 가봤는데...”
김도하는 이서현의 말에서 바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할아버지께선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으셔서 저택에 고양이가 있을 리 없어.”
설령 있다고 해도 사용인들이 쫓아냈을 것이다.
이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요. 그런데 가보니까 고양이가 아니었더라고요. 그곳엔...”
말을 하던 그녀는 뜸을 들이다가 이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녹음 펜이 있었어요.”
김도하가 확신했다.
“이 일, 아무래도 네가 목적인 것 같군. 심지어 준비까지 해온 걸 보면 말이야. 녹음 펜... 지금은 없어졌겠지.”
그 말을 들은 이서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묘한 미소를 짓더니 옷 속에서 녹음 펜을 꺼내 틀었다.
“야옹.”
김도하는 미간을 찌푸렸다.
“수영이한테 쫄딱 젖었다고 들었는데, 녹음 펜이 어떻게 너한테...”
이서현은 웃으며 말했다.
“녹음 펜은 풀숲에서 미리 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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