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네가 무엇을 하든 엄마 아빠는 무조건 우리 딸을 지지해. 굳이 탓하자면 바람둥이 김도하 잘못이지. 분명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너랑 결혼했잖아. 심지어 결혼 생활 중에 대놓고 바람을 피우다니!”
정미숙은 말을 이어가면서 양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살포시 누르며 다시 자리에 앉으라고 눈짓했다.
이서현은 순순히 앉았고, 한동안 김도하와 엮이게 될 미래를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빠, 엄마, 요즘 도하 씨 할아버지께서 몸이 안 좋으신데 거기다 곧 생신까지 다가오는지라 집에 잠깐 머물다가 김씨 가문 본가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정미숙은 젓가락으로 이서현의 접시에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
“어르신께서 너를 진심으로 아끼고 계시니 당연히 뵈러 가야지. 엄마랑 아빠도 반대하지는 않아. 그나저나 살이 너무 빠진 거 아니야? 고기 많이 먹어.”
정미숙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는 이서현은 그릇에 담긴 음식을 싹 비웠다.
식사는 거의 1시간 가까이 지속되었지만, 지루하기는커녕 오래간만에 훈훈한 느낌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이서현은 정미숙과 함께 설거지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이때, 휴대폰 진동음이 쉴 새 없이 울리자 의혹이 가득한 표정으로 다가가 화면에 뜬 발신자 번호를 확인하고는 잽싸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윤아야, 왜?”
이서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오후 내내 화를 참고 있던 안윤아는 드디어 마땅한 분출구를 찾게 되었다.
이내 혀를 차더니 툴툴거리기 시작했다.
“서현아, 그거 알아? 여우 같은 임태연이 우리랑 같이 일하겠다고 지명했다니까? 며칠 뒤에 출연하는 ZTV 프로그램의 메이크업을 담당해 달라고 했어. 심지어 우리 스튜디오는 거절할 권리가 전혀 없대. 지금 임태연 에이전트에서 이미 소식을 퍼뜨렸는데 안티팬들이 우리 스튜디오의 공식 블로그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어. 난 임태연과 엮이기 정말 싫거든? 하지만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들어 어쩔 수 없이 타협하게 하려는 에이전트의 속셈이 너무 뻔해.”
스튜디오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안윤아는 당장이라도 임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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