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옆을 지나가던 스태프들은 강이준의 체면을 지켜준다고 가까이 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몰래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강이준은 팔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이시연의 팔을 보더니 화가 더욱 치밀어올랐다.
‘내가 어떻게든 마음을 되돌리고 싶은 사람을 이대로 괴롭힘당하게 내버려 둘 수 없어. 지금까지 이서를 너무 오냐오냐했던 거야.’
장아라의 흰색 원피스는 강이서의 진한 화장 때문에 더럽기 그지없었다.
장아라는 잠깐 이마를 찌푸렸다가 다시 감정을 추스르면서 말했다.
“이서야, 흥분하지 마. 시연 언니는 이준 오빠 여자친구야. 앞으로 한 가족이 될 텐데 너무 심한 말을 하는 건 아니라고 봐. 이러다 나중에...”
강이서는 장아라의 체면을 전혀 지켜주지 않았다.
“언니, 왜 이렇게 멍청해요? 이 둘은 진작에 헤어졌잖아요.”
강이서가 또 이시연을 공격하려고 쳐다보고 있을 때, 강이준이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똑같은 말 두 번 시키지 말고 꺼져!”
강이준은 옆에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마저 꼴보기 싫었다.
이들과 같이 연기할 마음도 없는 이시연은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다 강이준한테 잡히고 말았다.
“시연아.”
강이준은 억울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도 못 본 지 오래됐는데 같이 밥 한 끼 하면 안 될까?”
“오빠, 계속 시연 언니랑 만날 거예요?”
아무리 멍청한 강이서라고 해도 무언가 잘못됐다고 눈치채기 시작했다.
강이준은 뒤돌아 경고의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앞으로 아무 말도 없이 나 찾아오지 마. 그리고 나한테서 계속 돈 받고 싶으면 시연이 괴롭히지도 말고.”
강이서는 첫마디를 듣고 아빠를 이용해서 한바탕하려고 하다가 돈을 안 주겠다는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다만 이시연을 쳐다보는 눈빛은 악독스럽기 그지없었다.
‘다 이 년 때문이야. 아니면 오빠가 어떻게 갑자기 변할 수가 있겠어.’
이때 장아라가 강이서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참아. 오래 못 갈 거야.”
강이서는 자신만만해하는 장아라의 모습에 겨우 원망을 내려놓고 진정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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