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7장
“잠시만요. 확인해 드릴게요.”
직원이 의아한 듯 말하자 이시연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드릴게요.”
연말 휴가 기간이라 윗선들은 한창 바빠서 본사에 없을 수도 있었다.
이내 저쪽에 빠르게 답변이 들렸다.
“아직 위층에 계시는데 무슨 일 있으면 얼른 가보세요. 오후에 행사가 있어서 반 시간 뒤에 외출하세요.”
이시연은 보온병을 든 손에 힘을 주며 고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이시연은 여상빈을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처음은 장례식 조문 때였고 그다음은 육씨 가문 저택에서였지만 모두 수년 전 일이었다.
이 몇 번 안 되는 만남 동안 두 사람이 주고받은 말은 실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녀가 심호흡하고 문을 두드리자 비서가 나왔고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휘성에 들어온 데다 평범하지 않은 옷차림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손에 들린 보온병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부사장님 찾으세요?”
고개를 끄덕인 이시연이 못마땅한 상대의 말투를 알아차렸지만 그래도 차분하게 설명했다.
“제가...”
“회사는 당신이 올 곳이 아니에요. 무슨 일 있으면 사적으로 연락하고 당장 돌아가요!”
이시연은 멈칫하다가 이내 그의 말뜻을 알아들었다.
지금 그녀를 여상빈이 밖에서 데리고 노는 애인 취급하는 건가?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언성을 살짝 높였다.
“아저씨, 저 시...”
비서가 손으로 그녀를 밀치며 말을 끊었다.
“그만해요. 이렇게 소란을 피워서 좋을 게 뭐가 있어요?”
비틀거리던 이시연은 멀리서 다가오는 육성준을 발견했다.
그러고는 여상빈의 비서를 힐끗 보다가 이내 조롱 섞인 미소를 짓더니 뒤돌아 육성준에게 향했다.
비서는 더 깊게 미간을 찌푸렸다.
“미쳤어요? 휘성 그룹 대표님인데 그쪽이 함부로 건드릴 사람이 아니에요. 눈치껏 당장 나가요. 부사장님 성격 알잖아요.”
그는 얼굴만 믿고 들이대는 여자가 제일 싫었다.
육성준인 이미 이쪽 상황을 눈여겨보고 곧장 걸어왔다.
오십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의 발걸음은 매우 안정적이고 당당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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