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8장
상대방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며 이시연은 마음이 한결 편해져 남자가 이끄는 대로 앞으로 나아갔다.
푸른 돌계단이 층층이 이어진 곳을 따라 낮은 언덕을 천천히 올라가니 마침내 이씨 가문 내외가 있는 줄에 도착했고 두 사람은 계속 안으로 들어갔다.
이시연은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어보았다.
‘1, 2, 3, 4, 5, 6, 7.’
도착했다.
그녀는 숨을 고른 뒤 부모님의 젊은 시절 흑백 사진이 나란히 놓인 두 개의 비석을 바라보았다.
‘조금만 지나면 내가 엄마 아빠보다 나이가 많겠어요.’
육성재가 허리를 굽혀 꽃을 앞에 놓자 이시연이 부드럽게 말했다.
“엄마, 아빠, 오랜만에 뵈러 왔어요.”
‘그리고 제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도 말씀드리지 못했네요.’
그녀는 왼손을 내밀며 마음속으로 말했다.
‘이 반지 보여요? 저 결혼했어요. 상황이 좀 복잡해서 설명하기 힘들지만 잘 지내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육씨 가문 사람들도 저한테 잘해줘요. 엄마 아빠가 그렇게 칭찬하던 삼촌이랑 결혼했는데 좋은 사람이에요. 정말 좋은 사람...’
이시연의 부드러운 눈매에 드리운 우울함이 그녀의 답답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살짝 차가워진 손끝을 감싸는 느낌에 시선을 들어 육성재를 바라보자 남자의 입술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나도 이젠 장모님, 장인어른이라고 불러야겠네.”
이시연은 가슴이 살짝 떨리며 이어지는 그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장모님, 장인어른,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시연이 잘 챙기고 영원히 곁에 있어 줄게요.”
영원히.
이시연의 눈동자가 번뜩였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몸을 숙여 꽃다발 속에서 가지 하나를 꺼내 손에 쥐었다.
의아한 남자의 표정을 알아차린 듯 그녀가 나지막이 설명했다.
“저도 이 마음을 간직할 수 있게 하나 가져갈래요.”
남자의 눈동자가 미소로 물들고 돌아갈 때도 여전히 그녀의 손을 잡은 채 천천히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이시연은 부모님의 묘가 있는 쪽을 돌아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많이 보고 싶어요.”
불어오는 바람이 그녀의 그리움을 품은 채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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