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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장

이시연은 자리에 멈춰 섰다. 상대 역시 베이지색 재킷에 체크무늬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뒷모습만 보였지만 풍기는 아우라만 봐도 남달랐다. 얼굴을 보지 못했는데도 이시연은 그날 육성재와 따로 만난 흰색 드레스 여자라고 확신했다. 거실을 향해 걸어가던 육성재는 그녀를 보자 눈동자가 반짝였다. 긴 머리를 반쯤 말아 올리고 나머지는 왼쪽 어깨 앞으로 드리운 뒤 진주로 된 비녀와 머리핀을 꽂은 모습이 옛날 귀족 가문의 여식이 따로 없었다. 그는 눈동자에 담긴 감탄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종종 지금처럼 놀랍고도 설레곤 했다. “일단 아침 먹고 구청으로 가자.” 남자의 듣기 좋은 중저음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자 이시연은 시선만 살짝 내린 채 나지막이 답했다. 그녀가 저기압이라는 것을 감지한 육성재의 긴 속눈썹도 살짝 떨렸다. 그가 너무 성급했던 걸까. 평소 밥 먹을 때도 두 사람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아 시선을 내린 채 밥을 먹는 이시연의 모습이 이상해 보이지는 않았다. 적어도 그녀 스스로는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맞은편에 앉은 남자는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며 이시연에 대해 잘 알았던 육성재는 그녀가 단순히 고개만 숙여도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있었다. 다만 차마 묻지 못했다. 만약 결혼 때문이라면 이기적이게도 이 마지막 순간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조용히 식사를 마쳤고 이시연이 립스틱을 바르러 위층에 올라가는 동안 육성재는 아래층에서 설거지했다. 이시연이 내려왔을 때 육성재는 이미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도 분홍빛을 띠던 입술이 더욱 환하게 반짝이자 무척 탐스러워 육성재는 차마 쳐다볼 수가 없었다. 고개만 돌리면 그 말랑하고 달콤한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외투를 바꿔 입은 것을 알아차렸지만 그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고 손을 내밀어 자연스럽게 옷을 들어주었다. 이시연은 입술을 달싹이며 조용히 손을 뻗어 남자의 움직임을 따라 외투를 입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남자에게서 나는 우드 향이 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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