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1장
당연히 이시연은 상대의 체면을 생각해 입술을 살짝 말아 올리며 김아영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김아영 씨, 안녕하세요. 이시연입니다. 다시 한번 송민준 씨가 다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김아영은 이시연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고양이 쥐 생각하네!”
“아영아, 뭐라고 했어?”
송민준은 그녀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 따뜻한 목소리로 물었고 김아영은 온화한 얼굴로 돌아섰다.
“아무 말도 안 했어.”
순진하고 해맑은 표정이었다.
송민준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바로 이런 그녀의 단순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이시연은 그 말을 똑똑히 들었고 시선을 내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꾹 참았다.
저 여자는 단지 남자 친구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 것이라는 쐐기를 박고 싶은 거다.
하찮은 여자의 속셈 따위 지나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삼촌이 다쳤다면 그녀 역시 상대에게 이처럼 퉁명스럽게 대했을 테니까.
이렇게 생각하니 이시연의 마음속에 있던 미묘한 기분이 점차 사라지고 평소처럼 옅은 미소를 지었다.
원래도 예쁜 얼굴은 웃지 않을 때면 한겨울 서리처럼 싸늘했지만 웃을 땐 겨울 눈꽃이 녹아내리듯 눈동자가 영롱하게 빛나며 눈꼬리마저 살짝 위로 올라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잠깐 넋이 나갔던 김아영은 곧바로 마음속에서 더 강한 혐오감이 솟구쳤다.
저러니 남자들이 전부 옆에서 싸고돌지. 아주 사람 유혹하는 불여우가 따로 없다.
심지어 다리가 부러진 송민준까지 그냥 두지 않아 그녀는 순진한 척 물었다.
“오늘 혼자 왔어요? 전에 주 대표님이랑 또 다른 남자와 가까운 사이처럼 보이던데 남자 친구들이에요? 왜 같이 안 왔어요?”
앞서 눈앞에 훤히 보이는 적대감, 말 속에 담긴 악의는 그냥 넘어갈 수 있어도 이 말에 이시연은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송민준도 바보가 아니었고 아무리 여자 친구를 옹호하려 해도 이건 선을 넘은 말인 데다 그녀가 말한 또 다른 남자는 무려 육성재였다.
“아영아, 너 왜 그래?”
하지만 차마 그녀를 꾸짖을 수는 없었다.
이시연 역시 송민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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