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장
육성재가 뒤에서 다가왔다.
“신혼집을 새로 마련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너에게 부족함 없이 해줘야 하니까 사람을 시켜 간단히 청소한 뒤 결혼하고 여기서 지낼 거야. 결혼해서 새집을 얻은 셈이지.”
이시연이 깔끔하게 정리된 정원을 바라보니 그저 대충 치운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녀의 마음이 동요하던 때 육성재가 손을 내밀었다.
“안쪽도 구경해 볼래?”
남자의 손은 크고 마디가 분명하며 손가락이 가늘고 길었다. 이엘 그룹 대표님이 아니라 손 모델로도 돈을 적지 않게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김정우가 더 불안할 지경이었다.
‘시연 씨, 빨리 손을 올려놓아요!’
이시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남자의 손바닥에 손을 얹었다.
정말 부부가 된다면 이런 접촉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지금은 결혼을 위한 준비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이렇게 달래봐도 이시연은 이미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육성재는 그녀를 데리고 머무는 곳까지 걸어갔다.
이쪽은 단층 구조에 유리로 된 방이 옆에 있었는데 이시연이 내부 인테리어에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취향이 곳곳에 드러나 있었다.
유리방 바깥에는 비단잉어가 있는 연못도 있어 무척 고즈넉했다.
육성재는 그녀의 손을 잡고 천천히 정원을 돌아다녔고 안에는 과수나무도 적지 않게 심었는데 겨울이라 다소 시들했다.
내년 봄에는 분홍빛 복숭아꽃이 만발할 것이다.
그녀는 육씨 가문 저택의 복숭아꽃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곳의 환경에 영향을 받은 건지, 시간의 힘인지 그녀는 점차 기분이 풀렸고 돌아가는 길에 이시연은 답답하고 짜증 나던 마음이 많이 가라앉은 것을 느꼈다.
엘 타운하우스에 도착한 직후 전지유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우진영이 경찰에 체포됐어요.]
이시연의 눈 밑으로 섬광이 번쩍였다.
[이렇게 빨리요?]
[육 대표님께서 나섰으니 일당백이죠. 이제 마음껏 외출해도 되지만 그래도 조심해요. 그 쓰레기가 언제 나올지 모르니까.]
그건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이시연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았다.
다음 날, 이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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