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4장
허정민은 거의 소리를 지르다시피 마지막 말을 뱉었고 안 그래도 창백했던 허소민의 얼굴은 이쯤 되니 더욱 하얗게 질린 채 이불을 꽉 말아쥐었다.
“허상 그룹이 재산을 정리하고 엄마 아빠가 육씨 가문에 가서 무릎 꿇고 빌었다고요? 왜, 대체 왜?”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두 눈은 벌겋게 변했다.
허정민이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경찰이 밖에 있어. 난 더 이상 누나 일에 간섭하지 않고 부모님도 해외로 모실 테니까 누나는 하고 싶은 대로 해.”
“정, 정민아, 너랑 엄마 아빠가 해외로 가면 나는? 날 버리는 거야?”
그제야 허소민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가족도, 허상 그룹도 없는 그녀에겐 대체 뭐가 남을까.
아니, 안 된다!
자리에서 일어난 허정민이 암울한 눈빛을 보냈다.
“누나 일은 더 이상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살인 미수?”
그는 손을 들어 눈을 가리며 또 한 번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경찰이 곧 올 거고 변호사를 선임해 주겠지만 그것 말고 난 더 이상 누나의 어떤 일에도 간섭하지 않을 거야. 허소민, 이게 네가 원하던 거 아니었어? 부모님과 내가 널 통제하지 않고 네 멋대로 하는 거.”
그렇게 말하며 그는 고개를 돌리고 뒤돌아 문밖으로 나갔다.
“정민아.”
허소민이 다급히 불렀지만 상대는 멈추지 않았다.
“허정민!”
그녀는 모든 힘을 다해 고함을 질렀고 문고리를 잡고 있던 허정민의 손은 잠시 멈칫했지만 돌아서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 경찰에게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하세요.”
다시 고개를 돌려 똑바로 서지도 못할 정도로 펑펑 울고 있는 어머니를 바라보던 허정민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를 좌우로 부축하며 집으로 돌아갔고 부모님을 비행기에 태우고 나서야 육성재를 찾아갔다.
엘 타운하우스.
육성재는 이시연이 천천히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거실 안에는 허정민이 한참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가 오는 것을 보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허상 그룹과 이엘 그룹 인수 관련 자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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