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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장

육성재는 시선을 내린 채 그녀가 건네는 포크를 받아 케이크를 맛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엘 타운하우스에서 가장 가까운 운동장으로 갔다. 쌀쌀한 날씨 탓에 이쪽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그 옆 농구장에는 반팔과 반바지 차림의 10대 청소년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두 사람은 평범한 일상복을 입었는데 높게 머리를 묶어 발랄한 모습이 아직 졸업하지 않은 대학생 같았다. 그녀는 운동을 잘하지 못했고 못하는 운동 중에 배드민턴은 그나마 몇 번 공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육성재는 감탄만 나올 정도로 뭐든 잘하는 사람이라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사업 터도, 주방도 그의 영역으로 만드는데 별로 한 적 없는 배드민턴도 쉽게 해냈다. 이시연은 공을 받지 못해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지쳐버렸다. “안 해요. 그냥 기권할래요.” 그녀는 풀이 죽어 코끝에 작은 땀방울이 맺힌 채 옆에 앉았다. “잠시 쉬고 있어. 물 사 올 테니까 다시 해보자.” 육성재의 목소리는 옥구슬이 굴러가듯 부드럽고 듣기 좋았다. 이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벤치에 앉아 멀지 않은 곳에서 공놀이하는 청소년들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활력이 넘쳤다. 그녀는 문득 예전에 전지유가 데이트 상대를 찾을 때는 나이 많은 남자 말고 어린 연하를 찾으라던 말이 떠올랐다. 저렇게 밝은 기운을 뿜어내는 남자는 확실히 매력적이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저 멀리 있는 육성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삼촌처럼 성숙한 남자도 더없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편파적인 생각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고 농구공이 자신의 방향으로 굴러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농구공이 그녀의 발에 맞고 나서야 그녀는 깜짝 놀랐고 키가 크고 마른 데다 잘생긴 얼굴의 남학생이 그녀에게 달려왔다. 이시연은 허리를 굽혀 공을 주워 다시 돌려주는데 살짝 올린 입꼬리에 두 눈이 맑게 반짝여 봄에 피어난 꽃처럼 찬란했다. “그쪽 거예요?” 달콤한 목소리가 귀에 들리자 소년은 귀 끝이 붉어졌고 뒤에서 몇몇 친구들이 그를 불렀다. 다급해진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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