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장
“곧 시작할 텐데 빨리 돌아와요.”
이시연의 당부에 허정민은 벌떡 일어나 반대편으로 향했다.
이시연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숙여 대본을 다시 한번 훑어보며 놓친 부분이 없는지 살폈다.
허정민은 연기를 잘하고 똑똑한 배우라 한번 말하면 바로 알아들었지만 이번 역할은 이전에 맡았던 역할과는 전혀 달랐다.
지난 며칠 동안 대본을 통째로 외웠지만 막상 오디션장에 갈 때가 되자 이시연은 여전히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멀지 않은 곳에 느껴지는 시선이 불쾌할 뿐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강이준은 막무가내로 굴지 않았고 안으로 들어온 그는 예전처럼 다른 사람들과 말을 건네지 않았다. 분명 그가 활개를 치고 다니기 더할나위없이 좋은 곳인데 말이다.
이시연이 슬쩍 흘겨보니 초췌해진 얼굴에 매섭고 예리한 눈빛이 더해지자 바닥에서 기어 나온 악귀처럼 잡아먹을 상대를 찾는 것 같았고 그 타깃은 여지없이 그녀가 되었다.
시선을 들어 올려 바라보는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은 번개가 부딪치듯 허공에서 만나 순식간에 사람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위압감을 뿜어냈다.
허정민이 작은 디저트를 들고 들어온 후 강이준의 눈빛은 더욱 사악하고 끔찍해져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대담한 허정민도 그 시선을 무시할 수 없었는지 이시연 옆에 앉아 얼굴을 찡그렸다.
“꼭 미친 정신병자 같네요.”
작은 케이크를 이시연의 손에 놓고 자기 몫도 하나 챙겨온 허정민은 한입 베어 물고 나지막이 감탄했다.
“역시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요. 그쪽 것도 있으니까 가서 매니저한테 일러바치면 안 돼요.”
불쌍한 고양이는 배불리 먹이면 행복해한다.
허정민은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오늘 끝나면 돌아가서 푹 자고 내일 하루 종일 게임을 할 거예요!”
별것 아닌 말인데 그는 마치 우주를 정복할 것처럼 야심 차게 말했다.
이시연은 손에 쥔 달콤한 컵케이크를 바라보며 눈가에 어이없는 미소가 담겼다.
오디션은 순식간에 진행되었고 국내에서 온 다섯 연예인이 나란히 서 있었다. 허정민이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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