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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장

이시연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저었다. “아뇨, 갑자기 좀 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일 오후 비행기인데 할머니와 이모한테 아직 말 안 했어요. 갑자기 물어보시면 삼촌이 대신 말씀해 주시고 일 끝나면 제가 바로 찾아뵐게요.” 이상한 기색 하나 없이 이시연은 하품까지 했다. “난 피곤해서 이만 자러 갈게요. 삼촌도 일찍 쉬어요. 잘 자요!” 말을 마친 그녀는 남자의 대답을 기다릴 새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갔다. 육성재는 시선을 들어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바깥 하늘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그는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그녀가 해결하지 못할 때 자신이 개입해도 늦지 않으니 그냥 내버려둘 생각이었다. 이시연과 허정민은 함께 일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권상준은 조금 불안했고, 다음 날 오전에 두 사람이 만나서 친해지도록 주선했다. 다음 날 오전, 이시연이 먼저 회사에 가서 김연호에게 후속 작업에 관해 설명을 해주는데 마침 그 자리에 주예은과 임지성도 함께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임지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저렇게 대단한 영화배우가 우리 매니저를 뺏어간다고요?” 그 옆에서 주예은도 눈을 깜빡이며 항상 온화한 성격 탓에 입만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시선은 발끝을 향했다. 이시연은 어이가 없었다. “매니저가 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내가 대신 가기로 했어. 현장에는 아티스트 집중력을 흐트러지게 할 일들이 많으니까. 그리고 나도 동의했어. 이번에 해외로 가면 세계적인 스타들도 올 거고 허정민 씨 명성도 있으니까 해외 지인 몇 명 알고 지내면 앞으로 너희가 해외 진출하는데 준비할 수 있잖아.” 그 말에 임지성은 다시 활기를 띠며 다행이라는 표정이었다. “새로 계약한 회사에서 또다시 엄마 없는 아이가 되는 줄 알았네요.” 주예은은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그 말에 동의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눈에서 이시연을 빼앗길 수 없으니 서둘러 인기를 얻어 먼저 독차지해야 한다는 결심을 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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