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4장
상대가 멀어지고 나서도 김연호는 이시연이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아직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5년 동안 진심을 다 바쳤는데 말 한마디에 그냥 정리되는 것도 이상하지.
김연호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고민 끝에 위로의 말을 건넸다.
“시연 씨, 그럴 가치도 없는 사람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게 하지 마세요.”
고개를 든 이시연의 눈빛이 다시 평소의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와 가볍게 웃었다.
“오늘은 할 일이 없으니까 일찍 퇴근해서 여자 친구랑 시간 보내요. 며칠 뒤면 예은 씨랑 지성 씨 데리고 예능 촬영하니까 1, 2주 동안은 못 보겠네요.”
이야기는 다른 곳으로 흘러갔고, 김연호는 당황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네, 그럼 전 먼저 가볼 테니까 시연 씨도 일찍 돌아가서 쉬어요.”
...
드림 엔터 건물 12층, 권상준은 방금 강이준을 보내고 물 몇 모금 마실 겨를도 없이 허정민과 매니저가 찾아오자 머리가 아픈 듯 그들을 바라보았다.
권상준은 미간을 꾹 눌렀다.
“라울 대본 볼 시간도 없을 텐데 여긴 왜 왔어?”
이 말을 들은 허정민은 더욱 화가 난 표정이었다.
“권 팀장님, 이번 작품이 저한테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아시잖아요. 그런데 매니저가 같이 안 가요? 붙여줄 매니저 하나 없이 대스타인 내가 혼자 가면 사람들이 웃어요!”
매니저는 애같이 일러바치는 그의 말투에 기가 막혀 웃음이 났다.
“다른 작품 때문에 그러죠. 라울 작품도 좋고 따내면 제일 좋겠지만 기회가 많지 않아요. 혼자 나가본 적 없는 것도 아닌데 내가 시간 날 때마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 다니는 걸 모를 것 같아요?”
“여행 가는 것과 일하러 가는 게 같아요?”
허정민은 굴하지 않았다.
“기회가 없을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아요? 나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없네요. 그래도 내가 제일 신경 쓰는 건 유정 엔터 강이준도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는 거예요. 내가 받을지 안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자식은 역할 따내면 안 돼요.”
“알아서 하세요.”
매니저는 이마를 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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