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장
차가 멀어지고 육성재가 백미러로 슬쩍 봤을 때 이미 남자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성미현은 시댁 어른과 동행해 한참을 있다가 기다리다 지친 두 어르신이 불안해할까 봐 나가서 이시연이 도착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조은희는 인자한 얼굴로 말했다.
“서두를 거 없어. 시연이가 의욕이 넘치는 건 좋은 일이지. 일이 중요하니까.”
육병찬은 반대했다.
“일도 중요하지만 셋째처럼 목숨 걸고 하면 안 되지.”
성미현은 매일 철없는 아이처럼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며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으면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뭐라 해도 저 두 사람은 자식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해 꿈을 좇는 걸 아낌없이 응원해 주었다.
육서진이 e스포츠에 발을 들여도 두 사람은 걱정하는 기색 하나 없이 매일 알아보지도 못하는 경기를 생중계로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그가 속한 팀이 승리하면 당사자보다 더 기뻐했다.
그 생각에 성미현은 더욱 힘이 빠졌다.
룸에서 나온 그녀는 복도 모퉁이를 돌아 고개를 드니 멀리 유리문 너머로 두 사람이 나란히 식당을 향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이시연이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고 육성재는 살짝 몸을 기울여 귀담아듣고 있었다. 선남선녀의 다정한 모습이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깨달은 성미현은 깜짝 놀랐다.
요즘 들어 그 앨범 때문에 머릿속이 아주 혼란스러운 것 같다.
육성재는 줄곧 이시연을 아꼈고 아이의 성장기록을 담은 앨범을 간직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러한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성미현은 서둘러 부정했다.
당연하긴 무슨, 전부 이시연 밖에 없는데!
이시연이 고개를 돌려 이야기하다가 울퉁불퉁한 길을 보지 못하고 발을 삐끗하며 몸을 휘청거리자 육성재는 재빨리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가느다란 손목을 잡아 안정적으로 붙잡았다.
“조심해.”
듣기 좋은 중저음 소리가 귓가에 들리자 이시연은 심장이 흠칫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날 육성재가 벽에 밀친 뒤 입 맞추던 기억이 예고 없이 태풍처럼 그녀의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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