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진모연의 휴대전화가 울리고 있었다. 휴대전화 액정 화면에 뜬 발신자 이름을 본 진모연은 순간 안색이 변해버렸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유형무실한 장애인 남편 심지원이었다.
진모연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지원 씨, 무슨 일이에요?”
“진모연, 너 또 어디 가서 남자 꼬시고 있는 거야? 당장 돌아오지 못해!”
화난 말투로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서 심지원의 변태적인 심리가 짙게 느껴졌다.
진모연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려고 애를 썼다.
“지원 씨, 조금만 늦게 돌아가도 돼요? 지금 아주 급한 일이...”
“급한 일? 무슨 급한 일! 나 몰래 바람을 피우려고? 진모연, 지금 당장 돌아오지 않으면, 구정훈한테 바로 얘기해 그 할망구를 죽여버리라고 할 거야!”
구정훈의 이름을 들은 진모연은 가슴이 철렁했다. 막무가내로 위협하는 심지원 때문에 진모연은 하는 수 없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어요. 곧 돌아갈게요.”
전화를 끊은 후 진모연은 미안한 얼굴로 도수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수영아, 미안해. 너랑 같이 병원에 못 갈 것 같아. 너 꼭 혼자서라도 병원에 가서 상처 치료 잘 받아야 해. 알겠지?”
진모연은 한마디라도 더 말하면 또 눈물을 흘릴까 봐 말을 마치자마자 재빨리 뒤돌아서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파트의 문이 굳게 닫힌 후에도 도수영은 심지원이 걸어온 전화로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방금 심지원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진모연의 바로 옆에 있던 도수영은 심지원의 말을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전부 들었다.
진모연이 집에 돌아간 후, 심지원의 매질과 더불어 견디기 힘든 굴욕을 또 한 번 받을 것은 뻔했다. 도수영은 친구가 제 발로 변태적 심리를 가진 악마의 손아귀로 들어가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도수영은 차마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도수영에게 있어서 진모연은 소중한 친구였으니 진모연 외할머니의 생사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진모연은 구씨 집안에 입양된 후에야 줄곧 자신과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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