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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녕이제 안녕
By: Webfic

제17장

의사는 눈앞의 사람이 명성이 자자한 남원시 현진 도련님이라는 걸 전혀 모르는 듯했다. 그녀는 다른 의사들처럼 조심스럽게 도련님을 대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중년의 여의사는 안경테를 고쳐 쓰며 의문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환자가 위암에 걸렸다는 걸 모르셨나요? 당신 정말 환자분 가족 맞으신가요?” 유현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의사는 또다시 눈살을 찌프리며 말하였다. “이렇게 아프면서까지도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니! 환자분도 참, 어떻게 건강을 장난치듯 해!” 유현진은 몸이 굳어버렸다. 순간, 어떻게 자신의 심정을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도수영이 위암 말기라는 사실을 몰랐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도수영은 약을 먹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라, 그가 그녀의 약을 버려서 약을 먹지 못했던 것이었다. 당시 도수영이 창가에 달려들어 약을 잡으려 하였지만 잡지 못해 절망에 빠진 모습이 떠오른 유현진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는 가슴을 꽉 움켜잡았지만 여전히 고통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한 사람의 심장이 이렇게나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가 그녀를 거칠게 대하고 난 후 그녀는 구토를 시작하였고 구토물에는 피가 섞여 있었다. 그는 그녀가 더럽다고 생각했었다. 그녀는 계속 자기는 더럽지 않다고, 그저 아플 뿐이라고 말하였다. 알고 보니, 그녀는 진짜 아팠던 거였다. “당신은 환자분과 무슨 사이인가요? 정말로 환자분 보호자가 맞으신가요? 환자 보호자분이 아니시라면 환자 보호자분들한테 연락해주세요. 그녀가 죽기 전에 함께 하실 수 있도록요.” “그녀는 죽지 않을 거야!” 유현진은 갑자기 매우 격하게 반응하였다. 그는 고개를 번쩍 들고서는 충혈된 눈으로 여의사를 노려보았다. 여의사는 놀라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바닥에 주저앉을 뻔 하였다. “나는 그녀를 죽게 놔두지 않을 거야! 그 누구든 그녀를 죽게 놔둬선 안 돼!” 의사는 또 한 번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며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도련님, 현실을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그녀의 상태를 보아서는 일주일을 버티는 것도 힘듭니다. 도련님, 미리 대비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말을 마친 의사는 혹여 유현진이 또 난리를 칠까 봐 그를 한번 흘겨보고서는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 쪽을 향해 걸어갔다. 여의사는 황급히 자리를 피한 걸 다행이라 생각했다. 자칫하다간 유현진이 그녀의 목을 비틀어 다시는 헛소리를 하지 못하게 하였을 지도 모르니 말이다.. “현진 씨, 왜 요즘 결혼할 때 신부들이 머리에 흰 베일을 쓰는지 알아?”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같이 살자는 뜻이잖아!” “현진 씨, 우리가 결혼하게 되면은 나도 흰 베일을 머리에 쓰고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될 거야. 현진 씨, 난 당신과 백년해로하고 싶어.” ‘맞아, 수영이는 나와 백년해로 하기로 했지! 수영이는 나를 떠나지 않을 거야!’ 유현진은 미친 듯이 방금 막 응급실에서 나오는 도수영을 품에 안았다. “도수영, 너만 살아준다면, 너만 원한다면 난 너랑 백년해로 하고 싶어. 네가 어떻게 나는 배신했든, 그 어떤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든 넌 영원한 나의 수영이야.” 도수영이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아침이었다. 몽롱한 상태에서 그녀는 지난번 기절했던 것처럼 자꾸만 누군가의 따뜻하고 힘 있는 큰 손이 그녀의 두손을 꼭 잡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은 따뜻하고도 애타는 목소리로 한번 또 한 번 수영을 부르고 있었다. 도수영은 자신이 또 한번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눈을 뜬 그녀는 뜻밖에도 유현진의 충혈 된 두 눈과 마주치게 되었다. “현진 씨?” 도수영은 믿기지 않는 듯 유현진을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 깔더니 피식 웃었다. “나 또 꿈을 꾸고 있네. 나의 현진 씨가 돌아오다니, 꿈을 꾸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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