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아침이 되자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나는 깜짝 놀라서 일어났다. 오늘 수술 준비를 해야 하기에 어젯밤 뒤척이기만 하다가 거의 두 시가 돼서야 잠에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알람 소리도 듣지 못했다.
“승호 씨, 방문 앞에서 기다릴게요. 병원에 가야 하니까 일어나서 준비하시죠.”
송민주의 목소리가 문을 통해 들려왔다.
세수를 마친 나는 송민주와 함께 크리턴에서 가장 큰 병원으로 향했다.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했다.
도착하고 나서 송민주는 나를 데리고 5층으로 올라갔고 어떤 여자 의사분을 가리켰다.
“선배, 이분이 제가 말한 배승호예요!”
그녀는 파마를 한 머리로 포니테일을 묶은 상태였고 의사 가운은 약간 구겨져 있었으며 옷에는 혈흔이 조금 묻어 있었다. 방금 수술을 마친 것 같았다.
“사무실로 가서 얘기하자.”
그녀가 말했다.
사무실로 들어간 후, 그녀는 피가 묻은 가운을 벗었다. 검은색 타이트한 옷을 입은 그녀는 자기의 몸매를 드러내고 있었고 아래에는 검은색 와이드 팬츠를 입어 다리가 길고 날씬해 보였다. 묶었던 머리를 풀어 헤치고 마스크를 벗자 그녀의 정교한 얼굴이 드러났다. 그녀의 눈동자는 특별하게도 파란색이었는데 혼혈인 듯했다. 피부색은 나랑 비슷했지만 눈동자 색깔은 많이 달랐다.
“쥴리라고 해요.”
그녀가 자기소개를 했다.
“배승호라고 합니다.”
나는 어색하게 대답했다.
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름과 상황은 이미 알고 있어요.”
그리고 나를 바라보며 한마디 덧붙였다.
“수술 리스크랑 대략적인 상황은 민주가 다 이야기해 줬겠죠?”
쥴리의 발음은 아주 좋았고 나는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송 선생님께서 이미 설명해 주셨어요.”
쥴리는 고개를 숙이며 오늘 해야 할 검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검사 항목이 적힌 종이를 건네주었다.
“이 항목들을 다 검사하고 오시면 돼요. 끝나고 나면 식사를 하셔도 좋아요. 오후면 결과가 나올 거거든요? 나오면 검사 결과를 가지고 다시 저한테 오세요.”
“알겠습니다.”
종이를 받아 들고 나니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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