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임다은은 아이를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믿지 않았다. 만약 정말 아이를 사랑한다면 임신 중에 이렇게 무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몸 상태도 이렇게 허약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임신한 지 몇 달 안 되었지만 이미 몇 번이나 병원을 들락거렸다.
말로는 아이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정말 사랑하는지는 두 사람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더는 김현호와 다투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나를 증오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임다은이 나에 대한 증오도 적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두 시간이 지나서야 임다은이 깨어났다.
“누나, 드디어 깨어났네요! 깜짝 놀랐어요!”
김현호는 빨개진 눈시울로 임다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임다은은 깨어나서 제일 먼저 평평해진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암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흐느끼는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아이는? 내 아이는?”
송민주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다가가 임다은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다은아, 아이는 앞으로 또 가지면 되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
“뭐라고? 방금까지도 괜찮던 아이가 어떻게 없어져?”
임다은은 이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배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더는 참지 못하고 김현호의 품에 안겨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은 그녀보다 더 아팠다.
나는 아이를 잃은 엄마의 아픔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꼬물이를 잃었을 때 담담했던 임다은의 태도와 지금 임다은의 태도를 바라보니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에 내 아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현호를 사랑하는 만큼 그의 아이도 사랑했기에 더욱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임다은은 진정된 듯 천천히 고개를 들고 빨개진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 때문이야. 내가 배가 아프다고 했는데 왜 못 들은 척했어?”
“휴대폰도 일부러 꺼놓은 거지? 집사님이 네가 아침부터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사람들을 시켜서 찾으러 간 거야!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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