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그 소녀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멀지 않은 곳을 가리켰다.
“가면서 얘기할까요?”
“저희 기념품 체험관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요. 여기서는 소중한 물건뿐만 아니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싶은 감정도 보관하실 수 있고요. 또한 특별한 순간을 영상으로 남기시면 저희가 영구적으로 보관해 드리며 언제든지 오셔서 그 영상을 다시 확인하실 수도 있어요.”
나는 이런 체험관이 있다는 것을 한 번도 상상한 적 없었다.
“복사도 가능한가요?”
소녀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가능하죠. 그건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체험관의 분위기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매우 흡사했다. 이는 파란색 테마의 전시관으로 안에는 커플들의 사진이 많았다. 대체로 슬픈 사진과 가슴 아픈 사진, 그리고 행복한 사진 등이었다.
“이 사진들은 모두 당사자들의 동의하에 유리 진열장에 붙인 것들이에요. 손님께서는 어떤 타입의 체험을 원하시나요?”
나는 송민주가 건네주었던 서류를 꺼냈다.
“이 서류를 복사하고 싶어요.”
소녀는 나를 안내해 프런트로 데려갔다. 뒤이어 복사를 마친 후 나는 서명하고 서류를 그녀에게 건넸다.
“이것 좀 보관해 주세요!”
그 후 나는 영상 촬영실로 갔다. 그곳에는 세 개의 촬영실이 있었는데 각각 색깔이 달랐다. 나는 회백색의 방을 선택하고 그 안에 들어갔다.
나는 자리에 앉아 카메라를 켰고 스스로에게 영상을 남겼다.
이 영상은 꽤 길었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과 임다은을 만난 후 모든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와 결혼을 고집한 것도 기록하였다. 또한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과 꼬물이에 관한 기억, 그리고 10년간의 결혼 생활에서 겪었던 고통까지 모두 영상에 담아냈다.
혹시 언젠가 내가 정말 기억을 잃게 될까 봐 아니면 내가 세상에 없을 날을 대비하여 영상을 남겼다. 하지만 내가 여전히 살아있다면, 혹시라도 운 좋게 살아남는다면...
수술 전 꼭 스스로에게 이곳에 와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킬 것이다. 만약 기억을 잃는다면 적어도 내가 살아가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절대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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