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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송민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난 어디로 가면 좋을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별장에는 김현호가 있었기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대체 언제 호수 공원에 도착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으나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었다. 너울이 진 호수 표면과 손을 잡고 산책길을 걸고 있는 커플들을 보며 난 우리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느새 노을이 점점 어두워지고 얼마 남지 않은 빛이 서쪽 하늘에 남겨졌다. 그건 마치 남은 내 생명처럼 아무리 발버둥 쳐도 사그라지는 걸 막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난 삶의 남은 희망을 송민주에게 넘겨버렸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당장 해야 할 한 가지가 남았다. 그래서 연락처에 오래 묵혀 두었던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석훈 삼촌 저예요, 배승호!” 핸드폰 넘어 상대는 한참 침묵했다. 삼촌이 날 만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내 아버지와 가장 친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임씨 가문과 합병을 고집해 배씨 그룹을 망쳐버렸고 여자에 정신이 팔려 부모님과 배씨 가문을 해쳤다. 나는 임석훈과 한참 통화를 했고 삼촌은 드디어 나와의 만남을 허락했다. 별장으로 돌아오자마자 집사가 다급하게 날 찾았다. “승호 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승호 님이 떠나고 아가씨께서 화를 엄청 내셨는데 현호 님도 말리지 못하고 있어요. 빨리 가보세요.” 대체 또 무슨 쇼를 하는 걸까. 김현호가 바로 옆에 있는데 뭐가 불만이라고. 문을 열자 임다은은 탁자 위에 놓인 찻잔을 나를 향해 던졌다. 예상하고 있었기에 빠르게 몸을 돌려세워 찻잔은 내 어깨를 가중했다. “무슨 낯으로 돌아와? 감히 이렇게 어두워지고 집에 돌아온다는 게 말이나 돼?” 임가은은 날 향해 저주를 퍼붓고 눈시울까지 붉혔다. 마치 내가 절대 용서받지 못할 잘못이라도 저지른 듯 억울해 보였다. “승호 형, 빨리 사과해요. 다은이 누나 임신 중이라 이렇게 화내면 안 된단 말이에요. 게다가 수많은 사람 중 왜 하필이면 다은이 누나 친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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