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모녀의 재회
박서진은 방을 나서기 직전 수지를 힐끗 돌아봤다.
조금 전의 몸싸움 때문에 가발이 삐뚤어졌지만 정작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그 과정에서 수지의 옷깃도 약간 헐거워졌는데 그로 인해 드러난 하얗고 고운 쇄골 위에는 작고 검은 점이 보였다.
그 작은 점이 은근히 섹시함을 더하고 있었다.
박서진은 무의식적으로 목젖이 움직이는 걸 느끼며 스스로를 꾸짖었다.
‘내가 이렇게 저질적인 사람이었나.’
이성을 동원해 애써 이런 생각을 밀어내려 했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들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고 발걸음을 옮겨 약간 비틀거리며 방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이 모습을 수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바라보았다.
‘저 사람... 진짜 뇌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박서진이 떠난 후 수지는 자리에 앉아 핸드폰으로 퍼즐 게임을 하고 있었다.
게임에 몰두하던 중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
화면에 뜬 발신자를 보니 할머니였다.
이를 보자 입가에 자연스레 미소가 번진 수지는 서둘러 가발을 벗고 긴 머리를 풀어 정리했다.
그다음 빠른 속도로 화장을 지우고 옷매무새를 다듬은 뒤 전화를 받았다.
“할머니.”
“수지야, 여기 남씨 가문 좀 봐라! 정말 크구나!”
유정숙은 핸드폰을 들고 여기저기를 비추며 수지에게 보여줬다.
“저기 정말 큰 정원이 있구나! 수영장도 있어!”
수지는 이미 남씨 가문을 다녀왔기에 그 규모와 화려함을 잘 알고 있었다.
하씨 가문이 오성시의 최고 부자라고는 하지만 성수 남씨 가문 앞에서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유정숙은 마치 아이처럼 남씨 가문의 별장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즐기고 있었고 그 뒤를 추설희가 조심스레 따라다니며 그녀를 보살피고 있었다.
“어르신, 천천히 걸으세요. 넘어지시면 안 돼요.”
추설희는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다정하게 말했다.
“수지야, 저기 좀 봐라. 정말 예쁜 별장이야. 네 엄마가 그러는데 네 방을 새로 꾸몄대. 아주 넓고 예쁘게 만들었다더라. 이따가 나한테 보여준다고 했어.”
유정숙은 아주 즐거운듯했다.
“우리 수지,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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