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박서진, 수지에게 뺨을 맞다
수지는 박서진에게 손목을 붙잡혔다.
그의 손바닥은 불덩이처럼 뜨거워 마치 수지의 피부를 태울 것만 같았다.
박서진은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고통스러운 듯 인상을 찌푸렸다.
그의 몸 안에서 불길 같은 무언가가 마구 휘몰아치는 듯했다.
“내 방으로 가요.”
박서진은 수지의 손목을 더욱 단단히 쥐며 말했다.
눈을 감자 청주 사립병원에서 그의 주사를 뽑아주던 하얀 피부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히 떠올랐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너무나도 뚜렷해졌다.
박서진의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고 이 비정상적인 반응에 그는 즉시 깨달았다.
“수지 씨, 누가 나한테 약을 먹었나 봐요.”
박서진이 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의 목소리는 낮고 쉰 듯한 톤으로 변해 있었다.
“뭐라고요?”
즉시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수지는 다른 손을 뻗어 박서진의 맥을 짚었다.
그러고는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
“서진 씨 방으로 가요.”
수지가 자신의 엄지와 검지 사이를 강하게 누르자 박서진은 고통으로 인해 잠시 정신이 들었다.
그렇게 박서진은 그녀를 데리고 곧장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박서진의 침실은 널찍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커다란 책장이 공간을 나누고 있는 구조였다.
책장 앞에는 짙은 회색의 책상과 컴퓨터 의자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서류와 사무용품이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방 전체는 흑백 톤의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였으며 먼지 한 점 없이 청결했다.
책장 뒤에는 침실 공간이 있었다. 큰 침대는 통유리창을 마주하고 있었는데 창밖에는 작은 테라스가 있었다.
그리고 테라스는 아무 장식 없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침실 바닥에는 두툼한 카펫이 깔려 있었고 그 뒤로는 욕실과 드레스룸이 이어졌다.
드레스룸에는 맞춤 제작된 정장이 일렬로 걸려 있었으며 서랍에는 고급 시계와 다양한 액세서리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히 갖춰져 있는 것이 일반인이 꿈꾸는 이상적인 공간 그 자체였다.
수지와 박서진이 방 안으로 들어서자 문이 쿵 하고 닫혔다.
뒤이어 수지는 박서진을 밀어내더니 손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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