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품에 쏙 안기다
수지가 제자리에 서 있는데 박서진이 다가와서 말했다.
“그러면 도준 씨, 저랑 지아 씨를 데려다주시죠.”
남지아와 단둘이 있고 싶지 않은 박서진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수지도 남씨 가문에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잘된 일이었다.
박서진이 매너 있게 문을 열어주면서 차에 타라는 제스처를 했다.
수지는 박서진을 힐끔 쳐다보고, 또 표정이 일그러진 남지아를 힐끔 쳐다보았다.
“도준 씨, 저희 집으로 초대할게요. 다은 씨랑 도준 씨는 서진 오빠랑 할아버지의 귀한 손님이자 저희 남씨 가문의 귀한 손님이기도 해요.”
남지아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도준 씨, 타시죠. 이따 서진 오빠랑 함께 성수를 구경시켜 드릴게요.”
“아니요. 됐어요.”
수지가 예의 바르게 거절했다.
“레이디 퍼스트. 지아 씨가 먼저 타시죠.”
“손님분께서 먼저 타시죠.”
박서진과 함께 앉고 싶은 남지아는 먼저 타기 싫었다.
수지는 아무런 표정도 없는 박서진을 쳐다보다 아예 조수석에 올라탔다.
이어 박서진은 기사님더러 차에서 내리라고는 운전석에 앉는 것이다.
남지아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지아 씨, 얼른 타시죠.”
박서진이 클랙슨을 울리면서 말했다.
“약 배달하러 온다고 며칠동안 집에도 돌아가지 못했는데 지호 형이 걱정하겠어요.”
남지아가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치마를 들어 올려 차에 올라탔다.
박서진은 바로 차에 시동을 걸어 박씨 가문 별장을 떠났다.
갑자기 가속 페달을 밟는 바람에 중심을 잡지 못한 남지아는 앞 좌석에 얼굴을 부딪치고 말았다.
이와 한편 박서진은 한 손으로 운전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아직 안젠벨트를 하지 못한 수지가 앞으로 튕겨 나갈까 봐 옷깃을 잡아당겼다.
남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 남지아가 무슨 말을 하든 박서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전혀 약혼할 사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수지는 이에 대해 뭐라고 하기도 그랬다.
...
남씨 가문은 성수 남부 교외에 있는 별장에 있었다. 유럽식 건축물을 좋아하는 추설희는 남씨 가문 별장도 유럽식으로 꾸몄다.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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