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도움을 요청하다
박서진은 수지에게 공손하게 청하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수지 씨, 부탁드려요.”
수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정숙은 그녀가 박씨 가문에서 지내는 것과 박서진과의 진전 상황을 틈만 나면 물어보았다.
수지는 계속 거짓말로 그녀를 달래며 인터넷에서 박서진의 사진을 찾아 보여 드릴까 생각했지만 박서진은 워낙 신상 공개를 꺼리는 사람이라 인터넷에서는 그의 사진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니 박서진에게 도움을 준 만큼 나중에 필요할 때 부탁하기도 수월할 터였다.
“서진 씨,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
수지는 원래 치마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씨 가문에 살 때, 김은경은 수지가 예뻐 보이는 꼴을 못 봤다. 언젠가 그녀가 생일일 때, 유정숙이 이브닝드레스를 선물했었는데 드레스를 입은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김은경은 수지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 억지로 옷을 벗겼다.
그때 김은경은 그녀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어린 게 벌써부터 요염하게 꾸미고 다녀? 시집 못 갈까 봐 벌써부터 남자 꼬시려고 작정했어?”
분이 풀리지 않은 김은경은 수지의 허리를 몇 번이나 세게 꼬집었다.
번마다 수지가 곱게 차려입으면 주변 사람들은 모두 칭찬했지만 칭찬과 동시에 수지가 김은경과 하동국을 닮지 않았다는 뒷말이 따라왔다.
하동국은 별말 없었지만 김은경은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화를 내며 수지에게 분풀이했다. 그러니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을 리 없었다.
그 후로 수지는 치마를 입지 않았다.
어릴 적에는 몰랐지만 조금씩 자라면서 생활 속 작은 부분들을 관찰하고 추측하며 수지는 결국 김은경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동국은 그녀에게 어느 정도 애정은 있었지만 그리 크지 않았다.
김은경이 수지를 학대할 때 하동국은 대부분 모르는 척했으니 말이다.
다만 김은경에게 수혈이 필요할 때면 부부는 수지에게 잘해주는 척했다.
이제 수지는 훌륭하게 성장해 스스로 예쁜 옷을 살 능력이 있었고 심지어 그녀 자신이 최상급 디자이너 네이처 제트로 인제국 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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